정치
"강용석 5만표 김은혜에 갔다면"…김동연 '8900표' 역전승에 와글와글
입력 2022-06-05 07:52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지동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8913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두 후보의 초접전 승부 사이에서 3위를 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5만여표를 얻었다. 이를 놓고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보수 후보 단일화'를 망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는 각각 282만7573표, 281만8666표를 득표했다. 두 후보의 간 차이는 불과 0.15%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런데 과거 국민의힘 계열 정당 출신인 강 후보가 득표한 표는 5만여표로 이 차이를 압도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보수층에서는 김은혜 후보와 강용석 후보가 단일화를 했더라면 국민의힘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란 비판이 흘러나왔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부터 초박빙이 예상됐다.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김은혜 후보 49.4%, 김동연 후보 48.8%로, JTBC는 김은혜 후보 49.6%, 김동연 후보 48.5%로 각각 예측했다.
개표 시작 이후부터 2일 오전 0시 30분까지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2%포인트 가량 앞서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전 1시께부터 1.4%포인트 차로 줄더니 이후부터 조금씩 득표 차이가 더 줄어드는 양상이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개표 9시간 만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처음으로 제쳤다. 결국 김동연 후보가 신승을 거뒀다.
김은혜 경기도 지사 후보가 2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선거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의 패배 책임을 강 후보에게 돌리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원인을 대한민국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명 강 후보는 일찍부터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으나 개무시당했다"며 "최소의 타협안이나 그쪽 후보의 방문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후보와 함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세의 대표는 "저라도 사죄의 말씀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저는 무조건적인 단일화를 추진했던 사람"이라면서 "김은혜 캠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과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고 얘기했는데 하나는 "강용석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저의 무조건적인 단일화에 반대했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선 강 후보의 입당을 불허한 '이준석 대표의 책임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강용석 입당 받아 줬으면 당 내 경선 때 정리됐을 것이다. 이준석 책임이다" 등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협상을 통한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했고,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용석 후보의 사퇴뿐이었다"며 "만약 정식으로 협상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감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강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마디로 말하면 후보를 잘 못 낸 것이다. 김은혜 후보가 과연 경기도지사를 할 만한 깜냥이냐"면서 "결국, 김은혜 후보의 패배 책임은 김은혜 후보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입당하겠다는 걸 거부해 놓고 단일화하자는 것도 거부하고 이제 와서 패배의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무슨 기적의 논리인가"라며 "출마자가 3명이면 모르겠는데 6명인데 6명 중에서 6번한테 뭐라고 그러느냐"라고 되물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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