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맨날 선만 보는데, 선 넘으면 싫어요"…차선에 최선, 콘티넨탈 나명진 매니저[인터뷰]
입력 2022-06-03 17:52  | 수정 2022-06-04 09:34
콘티넨탈코리아 `Test & Validation` 팀. 나명진 매니저(가운데) [사진 제공 = 콘티넨탈코리아]

"매일 선보는 게 일이에요.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제는 차선에 최선을 다하죠"
콘티넨탈 코리아 테스트 앤 밸리데이션(Test & Validation) 팀에서 근무하는 나명진(33) 매니저는 '선'에 빠졌다.
대학시절부터 자동차 기술에 관심이 많아 차선을 보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2016년 콘티넨탈 판교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초기 창립 멤버로 입사한 뒤 6년째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라이더 센서 관련 고객 데모담당 및 토요타 드라이브 펑션에서 센서 물체 인식결과의 기능적 적용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콘티넨탈 레이다 자료 사진 [사진 제공 = 콘티넨탈]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달리는 차 안에서 멀미를 참아가며 데이터와 차선을 살펴볼 때가 많은 만큼 선 상태에 극도로 민감해진다.
게다가 우리나라 차선의 경우 지그재그, 초록·분홍 유도선, 화살표 등 친절한 표시로 안전운전을 지원하는 대신 차선 오인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차선 상태가 불량한 곳도 많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한국 ADAS 시나리오가 가장 까다롭다고 정평이 나 있다.
"평소에도 도로에 나오면 차선부터 봅니다. 희미하거나 손상된 차선, 희한하게 생긴 차선을 보면 화가 나고 민원부터 넣고 싶죠"
차선 못지않게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게 날씨다.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날씨와 장소에 영향을 받는 시나리오를 검증해야 한다.

차선이 아닌 가드레일 그림자도 테스트 결과에 영향을 준다. 차선 안쪽에 생긴 가드레일 그림자는 차선과 아주 흡사해 오인식이 발생한다. 태양 위치에 따라 그림자도 달라진다.
날씨, 장소, 시간을 모두 꼼꼼하게 점검하지 않으면 하루 허탕을 치는 것은 물론 공들여 작업한 시나리오를 망칠 수 있다.
나명진 매니저 [사진 제공 = 콘티넨탈코리아]
차선 때문에 힘들지만 '최선책'을 이끌어내는 기쁨이 선보는 일을 계속 하도록 힘을 북돋아 준다. 선에 빠진 나 매니저의 새로운 목표는 해외 개발팀 합류다.
"콘티넨탈은 능동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기업문화를 가졌습니다. 대신 글로벌 기술 기업이다 보니 한국팀이 진행하는 업무는 적죠. 해외에서 더 많은 개발업무를 진행하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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