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 건물 옥상 전광판에 지난 5일 대형 북극곰이 나타났다. 약 두 개 층 높이의 북극곰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포효하며 다시 물 위로 올라간다. 진짜 북극곰 같아 보이지만 198㎡에 달하는 대형 LED 스크린에 아나몰픽 기법으로 제작된 3D 북극곰 영상이다. 아나몰픽은 착시를 통해 입체효과를 나타내는 최신 영상제작 기법이다. 지난해 도쿄 신주쿠 대형 전광판에 이 방식으로 제작된 실제와 같은 고양이가 재현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시청역 3D 북극곰은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HS애드가 기획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될 경우 2100년 말에는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영상을 통해 북극곰이 처한 위기를 현실감 있게 재현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제작을 맡은 3D컨텐츠 전문기업 힉스 관계자는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로 2100년이면 북극곰이 멸종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 영상을 제작했다"며 "북극곰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귀여운 손짓 등 진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털 한 올 한 올까지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영상은 서울 시청역 12번출구 앞에서 5일부터 2개월 간 오전 6시부터 오전 12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등장한다. 3D 북극곰을 접한 행인들은 각종 SNS를 통해 "건물 옥상에 엄청난 크기의 곰…깜놀", "물에 빠진 북극곰, 실물 영접하러 가야지", "곰이 옥상에서 떨어질까 겁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극곰 영상 인증샷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6월 5일부터 12일까지 해당 영상을 동영상 또는 사진으로 촬영해 '#북극곰을 지켜주세요' 해시테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전광판에 노출되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물에서 빠져나온 북극곰의 쿠키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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