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건강관리, 주방 감사 수수료?"…온갖 명목 붙여 수수료 부과하는 美 식당들
입력 2022-06-03 13:28  | 수정 2022-06-04 13:38

미국 식당들이 치솟는 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고 대신 온갖 명목의 새로운 수수료를 추가해 손님에게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식당 체인 '록 엘름 태번'은 고객들에게 '건강관리 수수료' 명목으로 음식값의 3%를 부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체인점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하기 전에 주당 25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들에게 건강보험료를 주려고 이 수수료를 도입했지만, 현재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일손이 부족한 고용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고 식당 운영자는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시에 있는 '로마노의 마카로니 그릴' 식당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이용객에게 2달러의 '임시 인플레이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식당은 홈페이지에서 이 수수료와 관련해 "거시경제적 압박을 상쇄하기 위해 일시적인 수수료를 추가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보스턴의 해산물 식당 '솔티 걸'은 팬데믹 초기 '주방 감사 수수료'를 추가했다. 직원들이 일터로 복귀하도록 종용하기 위해서였다. 이 수수료를 받아 직원 1인에게 시간당 5달러를 더 주고 있다.

판매정보시스템(POS·포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라이트스피드가 자사 고객 식당 6000곳을 조사한 결과, 작년 4월에서 올해 4월 사이 서비스 수수료를 추가한 식당이 36.4% 늘었다. WSJ는 "이런 관행은 과자 업체들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의 무게, 수량, 크기 등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과 유사하다"면서 "고객들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이런 수수료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주 입장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은 노골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이런 추가 수수료를 더 잘 수용하는 편"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미국에서는 음식 외에도 다양한 업종에서 수수료를 도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 '카드X'에 따르면 건설 시공업체와 변호사들도 카드 결제 수수료를 고객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지난 4월 마스터카드와 비자도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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