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석 달 만에 1조 빠져나가"…찬바람 부는 IPO 시장에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
입력 2022-06-03 12:56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공모주 펀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찍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초 계획된 IPO 대어들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있어 공모주 시장 분위기 반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145개 공모주 펀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설정액이 1조1393억원 줄었다. 국내 테마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한달 동안에만 3743억원이, 한주 동안에만 655억원이 빠져나갔다. 전체 설정액이 5조5437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5분의 1 수준의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다올KTB공모주10[채권혼합](운)'에서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많은 812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어 다올KTB공모주하이일드(777억원), 웰컴공모주하이일드(744억원), 유진챔피언공모주(653억원), 다올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625억원), 등도 자금 유출이 컸다.
145개 전체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 역시 부진하게 나타났다. 최근 3개월, 6개월 -0.35%, -2.0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해외채권혼합형 공모주 펀드 대다수는 최근 3개월 간 -5%대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펀드는 통상 대부분 채권에 투자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공모주를 일부 편입해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 공모주 펀드, 하이일드 펀드, 코스닥 벤처펀드로 나뉜다.
일반 공모주 펀드는 수요예측 참여로 배정 받은 공모주를 10~30% 수준으로 담고 나머지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한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은 없다.
반면 하이일드 펀드와 코스닥벤처 펀드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과 연관을 맺고 있어 우선배정 혜택이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또는 코넥스 상장주식을 45% 이상 보유하고 국내채권까지 포함한 평균보유 비율이 60% 이상을 담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 대신 코스피나 코스닥 종목의 전체 공모 물량 5% 이상을 우선 배정 받는다는 장점 덕분에 에프앤가이드 분류 기준 공모주 펀드 설정액 상위 펀드 대부분이 하이일드 펀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신탁재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나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다.
공모주 펀드들이 대부분 공모주 편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지만 최근 편입할 공모주가 부족하는 게 문제다.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공모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시장은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이렇다 할 대어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달에만 6개사 중 절반인 3개사가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5월에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3개 기업이 IPO를 철회했다. 쏘카는 지난달 초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나 아직 증권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컬리, SSG닷컴 역시 IPO 일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미 전망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2022년에 대한 영업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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