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시 출근하실 수 있게 돼 좋아요. 가족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셨지만, 모두가 걱정하고 전화도 많이 왔어요."
롯데타워 건립 문제로 부산시와 갈등을 빚어온 롯데가 하루만에 봉합에 성공하면서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다시 정상영업에 들어 갔다. 임시사용 승인 기간이 4개월 연장된 것이긴 하지만, 부산시와 롯데가 부산 롯데타워 건립의 원활한 추진을 목표로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만큼 다시 문을 닫을 우려는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 등 상업시설에서 근무하는 3000여 명의 직원들도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어머니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근무하는 A(12)양은 지난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빠가 카카오톡 가족 채팅방에 관련 기사를 올렸다. 다행이란 문자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살았다는 기분이 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부산시는 전일 오전 롯데와 MOU 체결 전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상업시설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4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부산시는 롯데가 부산 롯데타워 건립 의지가 없다고 보고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지난달 31일 결정했다. 이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정기 휴무일을 앞당겨 지난 1일을 휴무일로 정하고 부산시와 협의에 들어가면서 초유의 '영업중단 사태'가 벌어졌지만 하루 만에 합의에 이르게 됐다.
전일 열린 업무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등이 참석했다. 롯데 측은 부산 롯데타워를 당초 준공 목표보다 1년여 앞당겨 건립하기로 하고 부산시 랜드마크가 되기 위한 계획을 부산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롯데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비롯해 지역업체들의 롯데타워 건립 및 운영 우선 참여,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롯데타워 명칭 시민공모 등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부산시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오는 9월 30일까지만으로 해줬다. 대개 연 단위로 연장하는데 기간을 4개월로 다소 짧게 잡은 것은 부산 롯데타워의 건립 과정과 롯데 측의 진정성을 계속 지켜보겠단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지난해 매출은 3825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28위를 기록했다. 부산 지역에서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이어 매출이 가장 많은 백화점이기도 하다.
부산 롯데타워 조감도. [사진 출처 = 롯데]
앞서 롯데는 지난 1995년 부산에 롯데타워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호텔과 상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타운을 짓겠단 계획을 부산시에 제출했다. 이에 부산시는 옛 부산시청사 부지를 롯데에 매각하고 부지 매립도 허가했다.롯데가 2009년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을 우선 완공하면서 부산시는 임시사용 허가를 내줬다. 롯데타워를 완공해야 준공허가가 떨어진다. 이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13년 동안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연장해오며 영업을 해왔다.
롯데는 2000년 부산 롯데타워 건립을 428m 높이의 107층 타워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2019년 공중공원을 갖춘 300m 높이의 56층 타워로 부산 롯데타워 건립 계획을 축소·수정했다. 이에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재심 결정이 났다.
롯데는 부산 롯데타워 높이를 340m(67층)로 좀 더 올리고 타워 디자인도 새롭게 했다. 이번 수정안으로 부산 롯데타워에는 전망대를 비롯해 아트갤러리, 쇼핑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부산 롯데타워가 완공될 경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타워(412m)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롯데는 올 하반기 건축심의 접수를 진행해 오는 2023년 상반기엔 부산 롯데타워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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