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소송서 엠버 허드에 승리한 조니 뎁, 여론재판 양상이 큰 영향 미쳐…
입력 2022-06-03 08:57  | 수정 2022-06-03 08:59
조니 뎁과 엠버 허드. / 사진=연합뉴스
과거 영국서는 이겼지만… 美 재판 "실망스럽다" 트윗한 엠버 허드
같은 가정 폭력인데…영국은 판사가, 미국은 여론이 판단한다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59)이 전처 엠버 허드(36)와 이혼 전 가정 폭력 문제를 둘러싼 명예훼손 민사 소송에서 승리했습니다.

뎁은 2018년 4월 영국 대중지 더선이 자신을 '아내 폭행범'으로 표현했다며 더선을 상대로 명에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지만, 법원은 엠버 허드가 주장한 14건의 폭행 중 12건을 인정하면서 "기사가 대체로 사실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패소 판결했습니다.

반면 미국서 뎁은 허드가 2018년 워싱턴 포스트 기고에서 가정 폭력 가해자로 몰고 갔다며 5000만 달러(약 612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맞서 허드도 뎁에게 1억 달러(약 1226억 원)를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지만 영국에서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재판 결과 미국 법원은 허드의 명예훼손을 인정한다며 뎁에게 1천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허드도 '거짓말쟁이' 표현을 문제 삼은 맞소송에서 200만 달러를 배상받게 됐지만, 뎁이 "배심원이 내 삶을 돌려줬다"고 말했고 허드도 트위터를 통해 '실망스럽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분위기는 뎁의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엠버 허드. / 사진=연합뉴스


외신은 영국과 미국에서의 재판 결과가 달랐던 이유로 배심원의 존재 여부를 주목했습니다.

미디어법을 전문으로 하는 마크 스티븐스 변호사는 영국은 판사가 심리를 진행하지만 미국은 7명의 시민이 판단하는 배심원단 재판이었기 때문에, 뎁의 변호인단이 취했던 DARBO(deny, attack, and reverse victim and offender)라는 전략이 비전문가들인 시민 배심원단에게 효과를 낼 수 있었고 설명했습니다.

DARBO는 '부인하고 공격하기,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꾸기'라는 영어 단어의 약자입니다. 실제로 뎁은 재판에서 가정 폭력과 학대를 주장하는 허드의 증언이 있을 때마다 폭력행위는 없었고 자신이 피해자라고 계속해서 주장했습니다.

영국 판사는 뎁의 폭행과 직접 관련이 없는 증거를 배척하며 이 전략에 속지 않았지만, 비전문가인 미국 배심원들에게는 효과적이었습니다.


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재판 중 언론 기사를 읽을 수 없도록 명령받았음에도 따로 격리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언론의 보도와 미디어 상 분위기에 휩쓸렸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뎁을 위한 정의' 해시태그는 틱톡에서 190억 건의 조회 수를 올렸고, 미국에서의 재판은 생방송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까지 했습니다.

마이애미 로스쿨의 매리 앤 프랭크는 '디지털 시대의 마녀 재판'이라며 뎁과 허드의 여론 재판의 양상을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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