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시장 폭풍전야…전세대란 준비해야 할까
입력 2022-06-02 18:40  | 수정 2022-06-04 16:4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보증금액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시선과 전세대란을 준비해야 한다는 시선이 맞물리면서, 향후 전세시장 흐름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을 축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05%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0.16%), 금천구(0.16%), 도봉구(0.12%), 서초구(0.12%), 동대문구(0.12%) 등이 오른 가운데 은평구(-0.10%), 성북구(-0.02%), 서대문구(-0.02%) 등이 내렸다. 대부분의 지역구가 보합권을 형성했다.
경기는 0.02% 상승했고, 인천은 0.05% 하락했다. 지방광역시인 울산(0.13%), 광주(0.03%), 부산·대전(0.01%), 대구(-0.26%) 등은 물론 강원(0.31%), 전북(0.13%), 경북(0.11%), 경남(0.1%), 충남(0.05%), 충북(0.03%), 세종(-0.11%) 등 다른 지방도시도 혼조세였다. 전남은 보합에 머물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01% 내렸다. 지난주와 동일한 하락률을 나타내면서 변동성을 최소화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 전세값도 각각 0.01%와 0.07%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를 반영해 전세시장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전세대란의 조건인 전세품귀 현상도 뚜렷하지 않다고 봤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을 참고하면 이날 서울 전월세 매물은 총 2만5850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 2만1650건과 비교해 20%가량 더 많다. 갱신 매물이 신규 계약 형태로 전세시장에 쏟아질 확률도 높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커진 대출이자 부담, 월세로의 이전 등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전세값도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달 서울의 전셋값전망지수는 100.7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113.4)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100)을 넘어섰다. 전셋값이 상승한다고 보는 응답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앞서 부동산업계에서는 오는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이 출회되면서 수요 불안 심리가 유입될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국토교통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예방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전세보증 가입률을 높이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검토하겠다는 목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전세시장 혼란과 보증제도를 악용하는 다주택 악성채무자가 늘어나고 있다. 2018년 583억원(285가구)이었던 대위변제 규모는 2019년 2837억원(1364가구)→2020년 4415억원(2266가구)→2021년 5040억원(2475가구)으로 증가했다. 그나마 보증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은 사정이 낫지만, 상당수 주택은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원 장관은 "임차인의 소중한 전세보증금을 전세사기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며 "HUG는 전세피해 지원센터의 조속한 설치 등 피해 예방 및 구제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고, 국회도 현재 계류 중인 악성 임대인 공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기 피해자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까지 포함해 이른 시일 내에 전세피해 예방·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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