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넘어가면서 월드 투어 재개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멤버들의 군 문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2일 하이브는 전일 대비 4000원(1.73%) 내린 2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 4월 4일 전고점인 33만4500원에서 불과 두달 여만에 32.13%나 떨어졌다. 지난 4월 한달 동안 18.74% 떨어졌고, 5월에는 8.15% 하락했다.
다른 대형 연예기획사들에 비해서도 낙폭이 크다. 에스엠(-17.52%), JYP Ent.(-9.28%), 와이지엔터테인먼트(-18.85%) 등 다른 대형연예기획사도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주가가 반짝 상승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난 4월 이후 두자릿수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30%가 넘는 하이브의 주가 낙폭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이브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BTS의 병역 문제 관련 불확실성이 꼽히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BTS처럼 국익 기여도가 높은 대중문화예술인이 봉사활동 등으로 병역을 대체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올라와있다. 예술·체육 요원으로 편입되면 3주 간 기초 군사훈련만 받는다. 사회로 복귀해 34개월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면서 사회공헌활동 544시간을 이수하면 된다.
하이브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하지만 이 법안은 아직 상임위인 국방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다. BTS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로,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에 군대를 가야 한다. 이후부터 BTS 멤버들의 군입대가 시작되면 오랜 시간 동안 BTS 완전체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이 법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뜨겁다. 워낙 민감한 이슈인 탓에 새로 들어온 윤석열 정부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BTS 병역특례법에 대해 "지금까지 점차 축소됐는데 이번에 BTS 문제로 또 화두가 됐다"라며 "전반적으로 제도를 검토해서 앞으로 병역자원이 부족한 것을 가장 큰 관점으로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예술·체육요원의 대체복무제도 자체를 축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증권가에서는 조만간 군입대 문제와 관련한 하이브측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본다. BTS는 오는 8~9월 해외 투어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통상 해외 투어 2개월에 앞서 일정을 발표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내로 해외 투어 일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0일 BTS의 스페셜 앨범 발매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를 전후해 해외투어 일정과 군 복무 스케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다만 BTS 멤버들의 군 문제와 관련한 잡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멤버들의 군입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부 멤버 입대로 인한 BTS의 유닛 활동을 가정하면 내년 이익 감소는 불가피해보인다"라면서 "하락폭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BTS 부재 효과가 숫자로 확인되기까지 주가는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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