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WHO "원숭이두창 30개국 550여건 발생…더 많이 나올 수도"
입력 2022-06-02 09:12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비풍토병지역 30여개국에서 55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 같은 확진자 통계를 공개하며 발병국에 경계를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상황이 계속 악화하는 중"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사례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고 증상이 나타난 후 성보건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남성들에 의해 보고됐다"면서도 "밀접한 신체 접촉이 이뤄지면 누구든지 감염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화된 바이러스로 천연두와 증상이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파되는 질병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몸에 전염성 병변을 동반한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유럽과 미주·중동·호주 등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했다. WHO는 비풍토병 지역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동안 포착되지 않고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전날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사례 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미 4월 중순 전파가 진행 중이었음이 분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비풍토병 지역의 경우 아직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취약 계층 사이에서 퍼져나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전파 억제가 급선무라고 WHO는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원숭이두창 대응 마련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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