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집회' 놓고 진중권·신평 격돌…"文 잘못" vs "광란 정당화"

진중권,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 맹비난
신평 "진중권, 이번에는 틀린 것 아닐까"
"문재인, '죽창가' 독버섯처럼 퍼졌어도 아랑곳 안 해"
진중권 "이런 분이 가장 악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집회를 놓고 신평 변호사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날 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진 전 교수가 집회에 대해 "5년 후에 윤석열도 똑같이 당할 것"이라며 비판하자 신 변호사는 "모든 일의 시원에는 바로 문 전 대통령 본인의 무책임한 팬덤정치 편승과 방치, 조장이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다시 "이런 분이 가장 악질"이라며 원색적으로 맞받아쳐 두 논객 사이의 설전이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신평 "文 심정 이해하지만…불행은 자신에게서 비롯"

신 변호사는 사저 앞에서 진행되는 혐오 집회의 기원이 팬덤정치에 편승한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초반의 열성적 지지자들의 행동을 민주주의 정치의 양념이라며 부추겼다"는 것입니다.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자신의 집 주위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모욕, 명예훼손과 살인 및 방화협박의 혐의로 고소했다. 어마어마한 혐의 죄명으로 보아 그가 지금 받고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었음을 잘 알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그의 이런 불행이 어쩌면 다름아닌 자신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아직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점이 의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인격은 선량하지만 천성은 국정전반을 이끌어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면서 "기꺼이 팬덤정치에 올라탔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차츰 사회의 룰을 파괴하는 훌리건으로 변해갔다면서 "그는 이로 인해 국민이 반반으로 심하게 갈라져도 한 톨의 염려조차 베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부족한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충해줄 수 있는 귀중한 자원으로 생각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사태'와 관련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 술회한 일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신 변호사는 또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갈라치기'를 했다면서 "대깨문의 좌표에 찍혀 비열하고 야만적인 공격을 받는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의 고통을 무시했다. 죽창가를 부르며 걸핏하면 생업에 종사하는 무고한 시민들을 '토착왜구'로 몰아 공격하는 현상이 이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졌어도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이른바 '열혈 대깨문'의 횡포를 보고 공황장애를 일으키고 입원·통원 치료를 받았다면서 "그의 집 주위에서 떠드는 이들은 물론 잘못이다. 그러나 이들은 바로 그가 이끈 정부가 남긴 음울한 유산의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열혈 대깨문'의 대척점에 사저 앞 시위자, 즉 '훌리건'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의 쪽 훌리건들이 저지르는 난폭한 횡포는 훨씬 더 광범했다"며 "그가 집 주위에 몰려든 훌리건을 엄청난 혐의로 고소하기 전, 이 모든 일이 자신의 판단 잘못으로 생긴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제라도 이를 사과하며 국민의 통합을 호소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진중권 "가장 악질…반인권적 광란 정당화"

신 변호사는 진 전 교수가 사저 앞 집회를 비판한 데 대해서도 "이번에는 틀린 것이 아닐까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사저까지 찾아가 육갑을 떠는 인간들도 쓰레기이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거드는 인간들이 더 저질"이라면서 "그 저질보다 더 악질은 그거 보고 말리기는커녕 '너도 양념 좀 당해보라'며 방조하는 인간들"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5년 후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똑같이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신 변호사는 "진중권 교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집 주위의 시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조로 생긴 듯이 주장한다"면서 "평소 탁월한 감각으로 사회의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었으나 이번에는 틀린 것이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저 앞 집회에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이 뜬금없다는 것입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사저의 경비원처럼 그 소동을 나서서 뜯어말려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동의 방조자가 된다는 말인가"라면서 "대통령은 그런 직책이 아니지 않는가. 이 모든 일의 시원에는 바로 문 전 대통령 본인의 무책임한 팬덤정치 편승과 방치, 조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신 변호사의 주장을 두고 "이미 쓴대로 이런 분이 가장 악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색 비난했습니다. "아니면 그냥 아닌 것이고 아닌 것은 뜯어말려야지"라며 "별 같지도 않은 소리로 저 반민주적, 반인권적 광란을 정당화 해주고 앉아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욕설집회'에 강경 대응…친문 의원들 가세

앞서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31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인근에서 욕설이 포함된 시위를 이어온 보수단체 회원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살인·방화 협박, 공공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를 연 혐의 등입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민형배·윤건영·윤영찬·한병도 의원 등 친문 의원들도 1일 경남 양산경찰서를 찾아 '욕설집회'에 강력 대응해달라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