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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꺾였던 삼성 황동재, 그래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입력 2022-06-01 07:28 
사진=김영구 기자
한 번 꺾였던 황동재의 내일이 기대된다.
삼성라이온즈의 '아기사자' 황동재는 투수 원태인, 내야수 김지찬-이재현, 외야수 김현준 등과 함께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불리고 있다. 191cm, 97kg의 건장한 체격은 황동재의 더욱 듬직하게 만들어 준다.
올 시즌 기록도 나쁘지 않다. 5월 5일 키움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첫 승을 달성한 황동재는 8경기에 출전해 평균 자책점 3.65, 1승을 기록 중이다.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그의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황동재의 투구가 얼마나 뛰어난지 안다. 5이닝 이상 투구도 7번 중에 다섯 번이나 된다. 지금까지 4회 이전에 강판 된 적이 없다.
팔꿈치 수술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140km 후반대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였던 황동재. 팔꿈치 수술 여파로 빠른 볼은 던지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확한 제구와 타이밍으로 상대 타자와 수 싸움을 펼치고 있다. 만 21세 답지 않은 대담성도 돋보인다. 이전에 알던 황동재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동재를 바라보는 허삼영 삼성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사실 황동재는 선발 구상에 없었던 선수. 5선발 후보였던 양창섭, 장필준의 부상으로 행운의 기회를 잡았다. 대체 선발인 셈이었다. 대체 선발이, 그것도 어린 선수가 대담하게 투구를 펼치니 이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지난 5월 29일 열린 LG 트윈스전 경기를 앞두고 만난 허삼영 감독은 "자기 플레이를 끌고 갈 줄 알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다. 타이밍이 좋지 않아도 자기 것을 할 줄 아는 선수. 투수에게 그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라고 했다.
이어 "불펜에서 150, 160km 던져도 실전에서 그렇게 못 던지는 선수가 있다. 그런데 황동재는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황동재에게도 시련의 시간은 필요했다. 모든 종목의 선수가 그렇듯이 흔들리지 않는 선수는 없다. 한 번의 변곡은 겪고 올라서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29일 LG전은 황동재에게 보약 같은 경기,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경기였다.
3회까지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4회,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 타자 오지환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뒤 유강남에게 볼넷, 송찬의에게 안타를 내줬다. 이후 이재원에게 좌측 스리런 포를 헌납했다.
연이은 홈런포를 내줬다. 베테랑 투수라면 이때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알고 있으나, 황동재는 아직 통산 10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신예다. 이재원에 이어 나온 김민성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승부를 잡지 못하며 안타를 내줬다. 결국 상대, 그리고 자신을 이기지 못한 황동재는 이상민에게 볼을 건네주며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3이닝 4실점. 선발 기준 최소 이닝 소화에 실점은 통산 최다 실점이었다. 다행히 형들의 도움을 받아 패전은 면했다.
LG전을 바라보며 황동재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프로는 녹록지 않다는걸, 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걸 분명 깨달았을 것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황동재는 아직 프로 3년 차에 만 21살로 미래가 창창한 선수다. 한 경기가 아니라 몇 경기를 연이어 흔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구절처럼 한 번의 흔들림은 오히려 황동재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수 있다.
허삼영 감독은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줬다. 지금보다 미래가 밝다. 아주 먼 이야기지만 분명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황동재는 데뷔 첫해 1.1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가지고 있다. 한 번 꺾였던 황동재, 그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삼성의 현재 로테이션이 이어진다면 황동재는 오는 4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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