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무단사용"…법원, CGV에 1억천만원 손해배상 판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삽입된 영국밴드 퀸의 노래에 대한 사용료를 영화관 측이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1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2일 한음저협이 CJ CGV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CGV는 약 1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CGV와 한음저협은 2018년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에 사용된 밴드 퀸의 노래 31곡에 대한 사용료를 두고 공방을 이어왔다.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내에서 약 1000만명이 관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에서는 음악 저작권 가운데 '복제권'과 '공연권'이 적용된다. 이번 사건에서 '복제권'은 영화 제작사가 해결했지만, 영화 상영에 따른 '공연권'에 대해서는 영화관 측이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게 한음저협의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CGV는 한음저협이 '보헤미안 랩소디'에 사용된 해외 음악에 대한 사용료를 징수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영화 제작 단계에서 제작사가 저작권 관련 처리를 도맡는다. CGV는 이를 들어 영화 수입 당시 배급사에 지급한 대가에 음악 저작권 사용료가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법원은 퀸의 곡을 관리하는 영국 음악저작권단체와 한음저협 간 체결된 상호관리계약을 근거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음저협의 손을 들어줬다. CJ CGV가 한음저협의 이용 허락 없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공연(영화 상영)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라고 본 것이다.
한음저협은 이번 판결에 대해 "그동안 해외 영화는 음악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영화관 상영 외에도 국내 OTT 사업자가 저작권 사용료를 정당하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데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나라 저작권 인식이 제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작 영화에 대해서는 복제권과 공연권 모두를 제작사가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가 돼 있지만, 해외 영화에 대해서는 이 같은 합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