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기 불확실성 크다"
통계청 관계자 "방역조치 해제, 추경 집행, 기업 투자 확대 등 상방 요인도 있어"
통계청 관계자 "방역조치 해제, 추경 집행, 기업 투자 확대 등 상방 요인도 있어"
4월의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트리플 감소' 현상이 2년 2개월 만에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더 커지는 모습입니다.
3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6.4(2015년=100)로 전월보다 0.7% 감소했습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 2월(-0.3%) 연속 감소한 뒤 3월(1.6%) 반등했으나 4월에 다시 꺾였습니다.
4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3.3% 줄며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도체(-3.5%)와 식료품(-5.4%) 등의 생산이 줄며 제조업 생산이 3.1% 감소한 영향입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늘면서 증가 전환됐습니다. 공공행정(-4.3%) 생산도 줄었습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1.4% 증가했는데, 이는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음식점·주점업 등 숙박·음식점업(11.5%)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미용 등 수요가 늘며 협회·수리·개인(8.7%) 생산도 늘었습니다. 건설업(1.4%) 생산도 증가했습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지난달 119.7(2015년=100)로 전월보다 0.2% 줄었습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1월(-2.0%) 감소한 뒤 2월에는 보합을 나타냈으나 3월(-0.7%)과 4월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통계청은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가정 내 소비 수요가 외식 등 외부 소비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서비스 소비 자체는 전월보다 개선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의복 등 준내구재(7.7%)나 승용차 등 내구재(0.4%) 판매는 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판매가 줄며 비내구재(-3.4%) 판매는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줄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반도체 장비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습니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 자료출처:연합뉴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은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입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p) 내린 수치인 102.1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99.3으로 0.3포인트(p) 하락해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로 전환됐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지표도 다소 부진했다"면서 "전체적으로 경기 회복과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 대외 불안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방역 조치 해제와 추가경정예산 집행, 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 상방 요인도 있는 만큼 향후 경기 흐름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