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자재 대란에 신규투자 부담…LX하우시스 신용등급 '적신호'
입력 2022-05-30 17:40 
LX하우시스가 우량 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AA등급 신용등급을 반납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현재 AA-인 회사의 향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등급 강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LX하우시스 신용도를 AA-에서 A+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30일 한기평은 LX하우시스의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현재 수준인 AA-로 유지했지만 등급을 한 단계 낮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통상 신용평가사들은 등급을 조정하기에 앞서 전망부터 수정한다. 향후 1년 이내에 LX하우시스가 재무구조를 적극 개선하지 않으면 A+로 하락하는 게 불가피하다.
한기평이 등급 전망을 조정한 것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쳐 전년(2.3%) 대비 하락했다. 매출은 성장했으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LX하우시스는 주요 건자재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으로 대응했지만 원가 부담을 온전히 전가하지는 못했다.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0.8%에 그쳤다.

투자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도 한기평이 예의 주시하는 대목이다. LX하우시스는 충북 청주공장에 건축용 페놀폼 단열재 4호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며 인테리어 부문 경쟁력을 키우고자 직영점 전시장을 늘리고 있다. 한기평은 이 같은 행보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 보고 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LX하우시스의 부채비율은 200.9%, 차입금의존도는 38.4%다. 배영찬 한기평 평가1실장은 "온산산업단지와 플라스틱 가공 자회사를 매각했지만 투자 부담이 과중해 단기적인 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까지 등급 하락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LX하우시스는 AA등급 신용도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한국신용평가는 같은 해 9월 LX하우시스 신용도를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3대 신용평가사 중 두 곳이 등급을 조정한 만큼 한기평의 행보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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