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해외에 점포를 내는 것만이 국제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능력 있는 외국 인재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 국내 본사를 국제화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입니다."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이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 은행은 베트남의 총 49개 은행 중 세전 영업이익 기준 9위(민간은행 중 5위)다. 국내 금융인이 해외 은행의 회장에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뒤 하나은행장,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국내 대표 금융인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신이 베트남 대형 은행 회장으로 선임된 이유로 외국 은행의 개방성을 꼽았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향후 금융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들의 포용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세계화를 역설하면서도 과도한 순혈주의로 인해 해외 인재 영입에 배타적이어서 금융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자산 규모가 10배 가까이 증가하며 고속 성장을 이룬 HD은행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지난해 전략 컨설팅을 받은 뒤 김 회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BCG는 HD은행의 성장 목표로 '3553'을 제시했다. '3553'은 세전 이익 기준 3년 내 베트남 5위, 5년 내 베트남 3위 은행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수·합병(M&A) 경험, 국제 금융시장과 관련한 전문성을 지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이 하나은행 재직 시절 뛰어난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굵직한 국내외 M&A를 통해 조직을 키운 점을 높게 평가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에 재직하며 30년간 은행의 성장을 일궈낸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2007년 하나은행 호찌민 사무소를 설립한 뒤 2015년 지점으로 전환하기까지 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베트남 은행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사가 베트남 은행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은행 성장을 위해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주저하지 않는 '개방성'을 베트남 은행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폐쇄적 기업문화는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능력 있는 전문 인력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발탁하는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국내 은행은 소유주 부재로 대리인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다"며 "이사회의 독립성, 역할과 관련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이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 은행은 베트남의 총 49개 은행 중 세전 영업이익 기준 9위(민간은행 중 5위)다. 국내 금융인이 해외 은행의 회장에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뒤 하나은행장,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국내 대표 금융인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신이 베트남 대형 은행 회장으로 선임된 이유로 외국 은행의 개방성을 꼽았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향후 금융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들의 포용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세계화를 역설하면서도 과도한 순혈주의로 인해 해외 인재 영입에 배타적이어서 금융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자산 규모가 10배 가까이 증가하며 고속 성장을 이룬 HD은행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지난해 전략 컨설팅을 받은 뒤 김 회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BCG는 HD은행의 성장 목표로 '3553'을 제시했다. '3553'은 세전 이익 기준 3년 내 베트남 5위, 5년 내 베트남 3위 은행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수·합병(M&A) 경험, 국제 금융시장과 관련한 전문성을 지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이 하나은행 재직 시절 뛰어난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굵직한 국내외 M&A를 통해 조직을 키운 점을 높게 평가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에 재직하며 30년간 은행의 성장을 일궈낸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2007년 하나은행 호찌민 사무소를 설립한 뒤 2015년 지점으로 전환하기까지 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베트남 은행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사가 베트남 은행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은행 성장을 위해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주저하지 않는 '개방성'을 베트남 은행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폐쇄적 기업문화는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능력 있는 전문 인력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발탁하는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국내 은행은 소유주 부재로 대리인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다"며 "이사회의 독립성, 역할과 관련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