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30일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새 정부 대북 정책의 전환을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YTN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관성 있게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내는 전략으로 빨리 전환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임기 중에 전쟁 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CNN방송에서 '굴종의 시대는 지났다'고 했는데 북한을 달래서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굴종이라고 한다면 그건 참 생각이 짧다"며 "북핵 문제는 압박으로는 절대 해결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위한 케이블 연결만 남았다고 미국도, 우리 청와대(대통령실)도 얘기 하고 있다"며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해서 핵무기를 쓰거나 미사일을 쓰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발본색원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결국 협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회담 하고 싶으면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행동부터 중지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라는 조건을 이미 제시했다"며 "북한이 미국과 핵 협상에 나오도록 만들려면 한미 연합훈련 규모 같은 것을 확실하게 줄여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핵실험 계획을 사전에 교감했을까'라는 질문엔 "북한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만 중국에 불리해지거나 러시아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할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한다"며 "그게 무서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는 우리가 대북 정책을 추진할 때 정말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며 "미국 하고 손잡고, 미국이 중국을 설득하고 러시아를 설득해서 북한의 행동을 자제하도록 만들 수 있다라는 그런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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