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다음 달부터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예고하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제 여객 매출이 바닥을 찍은 LCC업계에선 일본 노선 정상화 움직임을 계기로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국 규제 완화 방침을 공식 발표하기를 기다리며 일본 여객 노선 증편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에서 개최한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서 6월 10일부터 가이드가 동행하는 '패키지 투어' 관광객의 입국을 재개하고, 하루 1만명으로 제한했던 입국자 상한도 2만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LCC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일본 여행이 재개된다면 LCC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라며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일본 여행 수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이달 들어 인천~나리타 노선과 인천~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한 데 이어 다음달 22일부터는 인천~후쿠오카 노선에도 비행기를 띄운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주 1회씩 운항하는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오는 6월부터 주 2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오는 7월 일본 노선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LCC업계가 일본 노선 재개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국제선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일본 노선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LCC들의 전체 국제 여객 노선 실적은 2019년 대비 1.3%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LCC 4사는 2019년 1월 1일부터 5월 29일까지 여객 948만724명(출발·도착편 합산)을 태웠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12만5991명을 수송했다.
국내 LCC들은 입국 규제 완화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동남아시아 노선에서도 여객 수요 회복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방콕, 나트랑, 코타키나발루 등 국제선 19개 노선에서 총 246회를 운항할 계획이다. 이달과 비교하면 노선 수는 8개에서 138%, 운항 횟수는 152회에서 62% 늘어난다. 제주항공의 동남아 노선 운항 횟수는 이달 58회에서 다음 달 138회로 2배 이상 늘어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8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국내 LCC 최초로 신규 취항하며 국제선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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