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밥 먹을 때 인사 못하면 쌍욕"…분노한 병사의 일침
입력 2022-05-30 16:05  | 수정 2022-05-30 16:49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식사 전후 선임에 인사하느라
일과 내내 배고픔 호소

식사 전후 인사를 해야 하는 악폐습 때문에 일과 시간 내내 배가 고프다는 한 육군 병사의 하소연이 알려졌습니다.

A병사는 30일 군 관련 제보 사이트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다'를 통해 "식사하기 전에는 후임이 선임한테 무조건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라고 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 인사를 한 번만 하지 않고 다른 선임들이 자리에 앉을 때마다 밥 씹는 것을 멈추고 인사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A병사는 "만약 밥 먹는 것에 집중하느라 인사를 못하고, 밥을 씹고 있느라 인사가 늦으면 식사 후 선임이 인사 안 했다고 쌍욕하며 갈군다"며 "선임이 식사를 다 끝내고 일어날 때도 마찬가지로 인사가 늦으면 인사 안 했다고 쌍욕 먹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밥 먹는 속도 또한 선임한테 맞춰 빨리 먹어야 하며, 먼저 일어나야 할 상황에서는 '먼저 일어나도 되겠습니까'라고 질문만 해도 욕을 먹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A병사는 "그래서 매일 밥을 많이 남기게 되고, 특히 제가 좋아하는 메뉴가 나온 날에는 더 괴롭다"며 "일과 시간 내내 배가 고프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울러 사용한 식판을 설거지할 때도 선임보다 빨라야 했고, 느리게 할 경우 온갖 욕설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A병사는 "이러한 부조리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소화도 제대로 안 될 뿐더러 눈치 보느라 식판 설거지도 제대로 안 하면 위생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밥을 편하게 먹는 것은 인간의 기본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밥 먹을 때 선임 한 분 한 분한테 인사하는 문화, 밥 빨리 먹는 문화, 설거지 대충 하도록 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이 같은 제보를 접한 A병사 부대 측은 "제보 내용을 자체 확인해 장병들에게 '식사 전후 인사 강요' 등을 금지 시키고,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부대는 지속적으로 설문 및 교육, 계층 별 간담회 등의 부대 활동을 통해 병영 내 부조리를 예방하는데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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