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고] 무더운 여름철, 물만 잘 마셔도 살뺄 수 있다
입력 2022-05-30 15:32 
최명석 CF클리닉 대표원장

여름철은 무더위로 물을 자주 마시게 되는 '목마름의 계절'이다. 물을 자주 찾게 되면서 드는 생각은 "물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찔까?"이다.
실제로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수분섭취가 건강에 해로운 지병을 갖고 있지 않다면, 물을 '잘' 마실 경우 고민하는 체중감소와 살을 빼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번째로, 일반적으로 살을 빼려고 하면, 음식섭취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서, 섭취하는 칼로리 보다 소모하는 칼로리를 늘려야 한다. 1cal(칼로리)는 물 1g을 1℃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을 의미한다. 우리가 찬물을 마시면, 필요한 수분이 흡수되고, 남은 수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소변 온도는 차가운 것이 아니라 체온에 비례해 높아져서 배출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섭취한 '차가운 물'이 체온과 같은 수준까지 올려져서 소변으로 배출되려면 체내에서 그 만큼의 에너지(칼로리)가 소모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실제로는 체내의 보완작용에 의해서 그 만큼의 에너지가 소모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찬물을 많이 마신다고 '드라마틱'한 체중감소가 나타나지 않지만, 적은 양이지만 여분의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효과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적지만 도움은 된다.
두 번째로, 사실 첫 번째 이유보다 더 중요한 내용으로, 필자는 20년 넘게 여성전용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어서 100kg이 넘는 고도비만인 분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접한다. 첫 면담에서 반드시 하는 질문 중 하나는 "하루에 물은 얼마나 드세요?"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은 칼로리가 있는 드링크, 이온음료, 탄산음료, 주스 등이 아닌 보리차, 옥수수차, 생수 등 말 그대로 약리작용과 칼로리가 거의 없는 '물'을 의미한다. 고도 비만인은 주로 칼로리가 있는 음료수를 많이 섭취하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는 물 섭취량은 오히려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적은 경우가 많아 "물은 하루 1~2컵 정도…"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필자는 "그렇다면, 만약 무인도에 난파 되서 먹을 음식과 물이 전혀 없다면, 그 경우도 하루 1~2컵의 물만 드시고도 견딜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는데, 그러면 고도비만인 분은 "그런 경우는 물을 더 마시겠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사람의 체내 수분 함유량은 체중의 약 60~70%를 차지하므로, 고도비만인 경우라면 더 많은 양의 수분섭취가 필요하지만, 왜 평소 겨우 1~2잔의 물만 마시게 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리가 먹는 음식을 우선 생각해 보면, 칼로리가 있는 음료수는 당연히 거의 대부분이 수분이고, 음식도 밥의 경우 쌀에 물을 부어서 익혀 만든 것이고, 빵과 면도 밀가루에 물을 부어서 익힌 것이므로 사실 많은 양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과일도 마찬가지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칼로리가 있는 음료수나 음식, 과일 등을 통해 이미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했다면, 체내에 필요한 수분을 이미 필요이상으로 섭취된 상태이므로, 여분의 칼로리가 없는 물을 섭취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된다.
반면, 고도비만인 경우 음식이나 칼로리가 있는 음료수, 과일 등을 완전히 차단하게 되면, 정상인에 비해 체중이 훨씬 많이 나가는 만큼, 정상 건강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수분이 필요하므로, 무인도에 표류하는 경우라면 더 많은 양의 물을 섭취되지 않으면 사실 견디기 어렵게 된다.
반대로 생각해서 미리 적당량의 필요한 칼로리가 없는 물을 섭취하면, 반대로 음식 섭취량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실제로 적당량의 물이 적절한 방법으로 섭취되면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비만인 경우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위에 설명한 두 가지 상황을 함께 적용하면 어느 정도 이상 다이어트에 도움을 얻게 되는데, 그렇다면 물은 어떤 식으로 마셔야 더 효과적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필자의 의원에서는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한꺼번에 섭취하기 보다 정수기나 냉장실에 보관한 정도의 차가운 물(생수, 보리차, 옥수수차)을 하루 종일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방식을 권유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한 번에 섭취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중에는 음식 섭취가 줄어드는 상황이므로, 적절한 수분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조직인 피부도 손상 받을 수 있고, 수분섭취 감소는 대부분이 수분인 근육 유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다이어트 중 적절한 수분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체중은 빠졌지만 근육만 빠지고, 피부는 엉망이 되는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를 계획 중이라면 적절한 수분섭취는 체중감소를 떠나 피부 건강과 근육량의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명석 CF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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