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국민 여러분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도 잘 알고 있고, 실망도 잘 알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발 '586 용퇴론' 등의 고강도 쇄신론으로 당내 내홍이 불거진 후 엿새 만에 이 위원장이 직접 나서 갈등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윤호중·박지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당의 요구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며칠 잠을 설쳤다. 민주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정치는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문밖을 나섰다"며 "우리 국민과 당원이 겪고 있는 좌절과 상처는 저, 이재명에게 모두 맡겨달라. 제 다리가 휘고 등이 벗겨지더라도 감당해내겠다"고 '책임정치'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더 젊고 역동적인 정당 합리적이고 강한 국민의 정당, 선도국가 대한민국에 맞는 품위있는 정당, 새로운 책임야당으로 시대의 질문에 답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이재명입니다.
당의 요구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며칠 잠을 설쳤습니다. 민주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정치는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문밖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정말 어렵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대선.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결과에 따른 감정까지도 다 겪어내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과 당원이 겪고 있는 좌절과 상처는 저, 이재명에게 모두 맡겨주십시오. 제 다리가 휘고 등이 벗겨지더라도 감당해내겠습니다. 여러분은 미래로,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여러분이 겪는 지금의 좌절과 슬픔을 용기와 열정으로 바꾸고, 행동해주십시오.
여러분, 산을 움직이려면 작은 돌부터 들어내야 합니다. 계단 전체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면, 눈앞의 계단을 먼저 올라서주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행동은 절망을 없애는 유일한 해독제입니다.
아직 투표까지 2일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투표해주십시오. 투표해야 이깁니다. 투표하면 이깁니다! 행동하는 양심은 그 어떤 힘보다 강합니다. 여러분의 힘을 믿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어려운 민생을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정부의 추경 처리에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아래, 재정 여력을 총동원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피해를 온전히 보상해야 한다고 정부 여당을 설득해 왔습니다. 제발 국민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답변은 '소급적용 미반영'입니다.
민생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여야가 힘겨루기 할 문제도 아닙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본령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 초대 내각도, 총리 인준도 모두 지금 우리 국민이 겪는 고달픔에 따른 민주당의 결단이었습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는 독주와 독선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공약을 파기했지만,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실보상 소급적용! 최선을 다해 지켜내겠습니다. 민주당 전국지역위원회에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 지원 상담센터를 즉각 설치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권력과 명예, 이권을 탐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고, 자전거는 두 바퀴로 나아갑니다.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나라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지역에는 인물이 절실합니다.
이번 선거는 여러분의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일방의 독주와 독선을 막아낼 최소한의 균형과 안정을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민주당에 균형을 통한 국정안정의 기회를 주십시오.
이번 선거는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고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잘 결정하는 유능한 인물을 뽑는 것이 선거입니다.
여러분의 한 표로 당선된 후보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민주당의 유능한 일꾼들이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민주당에 대한 기대 잘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도 잘 알고 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좌고우면 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만족하실 때까지 혁신하겠습니다.
더 젊고 역동적인 정당, 국민 속에 뿌리내린 합리적인 국민의 정당, 선도국가 대한민국에 맞는 품위 있는 정당, 상생, 통합, 협치를 통한 새로운 책임야당으로, 시대에 질문하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
여러분, 투표는 주권자의 가장 강력한 목소리입니다. 국민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투표하지 않으면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는 계속됩니다.
혐오와 차별은 의견이 될 수 없다는 것, 허위조작정보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는 것, 승자독식 물질만능주의는 공정할 수 없다는 것을 정치가 계속해 말하고 일깨워야 합니다.
나라의 균형을 위해 더 많이 투표해주십시오. 유능한 일꾼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명령해주십시오. 여러분, 균형과 인물에 투표해주십시오!
희망이란, 촛불이 아니라 성냥입니다. 용기란, 깃대가 아니라 깃발입니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감사합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