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화가로 변신한 '솔비'(권지안)이 미국 개인전에서 주제의식으로 내세운 '사이버 폭력(cyber bullying)'으로 현지 평론가들 호평을 끌어냈다.
30일 솔비 소속사 엠에이피크루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 소재 갤러리 파리스 고 파인 아츠에서 진행된 권지안의 여덟 번째 개인전 'Systemized Language:Humming(체계화된 언어: 허밍)'이 28일 막을 내렸으며 평면, 설치, 미디어아트 등 출품작 25점 대부분이 판매됐다.
개인전 프리뷰에 40여 명의 컬렉터와 평론가, 전시 큐레이터, 현지 미술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현지에서 후속 전시 가능성도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사이버 세상에 대한 동시대적 관점을 예술로 알린다'라는 취지로 기획돼 사이버 세상에서 오가는 말과 글이 주는 공격성과 위험성, 한계 등에 대한 담론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미국 개인전 전경 [사진 제공 = LC5]
특히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롱을 받아 시작한 '사과' 연작은 녹아내리는 '사과'를 디자인하고 색의 변화를 줘 A부터 Z까지의 사과 폰트를 만들었다. 그 폰트로 'This is for you'라는 문장을 의미하는 조형 작업을 완성해 뼈있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허밍'연작은 말과 글의 한계를 넘어 언어를 초월하고자 한 작가의 표현법으로 전시장 벽에 허밍 라인을 표현해 '언어초월' 개념까지 전달했다.진 브라질 시튼홀 대학 미술관 디렉터는 "작가의 감정이 북받친 작업들이 단색이나 매혹적인 질감, 상징과 기표(signifier)가 덧대여져 부드러워진다"며 "때때로 케이크는 케이크가 아니고, 사과는 사과가 아니며, 팝스타도 좋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탈리아 브라호플로스 존 제이 대학 미술사 교수이자 평론가는 "이 작업을 통해 작가는 사이버 폭력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의 아픔을 당당히 드러낼 방법을 찾아냈다"며 '사이버 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하는 개념미술(Conceptual art) 작가로 간주했다.
권지안은 오는 7월중 'Systemized Language:Humming' 귀국 전시회를 여는 한편, 디지털 싱글도 발매해 오랜만에 음악가로서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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