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제2의 판교'로" vs "25년 대 25일의 대결"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펼쳐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점점 '핫'해지고 있다.
당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됐으나, 여야 두 후보가 치열한 경쟁전을 벌이면서 '예측불허' 상태로 전개되고 있다. 두 후보는 '선거 승기'를 잡기 위해 당 지도부와 합심해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거물급 정치인'을 상대로 선방 중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는 연일 '합동 유세'를 펼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지역 숙원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공조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 열린 같은 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현장에 방문해 교통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계양구의 교통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논의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를 직접 연결해 계양구민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서울 9호선과 공항철도 연결하는 것은 과거부터 제가 주장한 공약"이라며 '뻥 뚫린 계양'을 구호로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형선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6일 인천시 계양구 윤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전날(27일)엔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계양을에 모여 윤 후보를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군 원내대표는 계양구 임학역 인근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지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윤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계양에) 온 지 25일밖에 안 됐지만, 윤 후보는 25년 살았다"며 "진전성과 도덕성에서도 비교 자체가 민망할 정도로 윤 후보가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회의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귤현역 탄약고' 이전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탄약고를 현대화하겠다', '군사보호 구역이라 이전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인근 지역을 개발할 수 없게 된다"며 "말의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탄약고 이전 문제는) 중앙당에서도 공약 실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국방부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둘째)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왼쪽 셋째)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후보도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이번 선거까지 지게 되면 '정치적 생명'이 끝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이 후보는 27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공동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와 송 후보는 이날 경기 김포 아라마린센터 앞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김포공항 부지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이 이전된다면 이 용지 260만평과 주변의 1000만평 규모가 신도시로 개발된다"면서 "이 지역은 강남을 능가하는 첨단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 효과로 계양은 '제2의 판교' '제2의 분당'처럼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예상외 선방에 가열한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계양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와 "여론조사가 아니라 이렇게 투표 많이 하는 측이 이긴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전날(26일)엔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민주당 집중 유세에 화상으로 참석해 "여론조사 통계 다 틀리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통상) 50% 중반대인데 많이 투표하면 이긴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사전투표 첫날 계양구 투표도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투표 첫날 인천 10개 구군 가운데 계양구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양구의 첫날 투표율은 10.71%로 2018년 지선 때(6.65%)보다 4.06%포인트 올랐다. 2020년 총선 때(10.55%)보다도 0.16%포인트 높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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