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묻지마' 폭행 당한 아기 母, '정신질환자 범죄' 처벌·법 개선 호소
입력 2022-05-27 16:10  | 수정 2022-05-27 16:36
사진= YTN 뉴스 갈무리
"가해자 부모, 폭행으로 증세 심해졌다고 고소 취하·치료비 각자 부담 요구"
"현재 법, 조현병 환자 처벌 쉽지 않다는 답변 들어"


최근 경기도 김포시에서 한 조현병 환자가 14개월 된 아기를 이유 없이 넘어뜨려 다치게 했지만, 도리어 가해자 부모가 피해를 입은 아기의 부모를 고발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후 피해 여아의 모친 A 씨는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재 근황과 함께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법의 개선을 간곡히 호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앞서 지난 24일 YTN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김포시 한 식당에서는 조현병을 앓고 있던 가해자 B 씨가 식사 중인 A 씨의 가족에게 다가가 갓 돌이 지난 A 씨의 딸(1)이 앉아있던 유아용 의자를 넘어뜨려 뇌진탕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A 씨의 남편은 B 씨를 쫓아가 뒤통수를 두 차례 때렸다가 가해자 부모로부터 폭행 혐의로 맞고소를 당해 지난 4월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B 씨의 부모를 크게 비난했습니다.

사진= YTN 뉴스 갈무리


호소글에서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일부러 식당 제일 구석에 앉았고, 유아용 의자를 벽 쪽에 놓으려 했으나 기둥 때문에 의자가 들어가지 않았다"며 "밥 먹을 때도 아이가 소란스럽게 할까 싶어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여줬고, 음량도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 씨는 "백 번 양보해서 아이가 소란스럽게 했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묻지마 폭행당할 만한 이유가 되는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아이가 밤에 못 자고 보채기만 해도 그 사고 여파인지 계속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아이가 클 때까지는 살면서 계속 그럴 것 같다"며 자신도 정신과 치료와 심리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살면서 경찰서 근처에도 가본 적 없던 아이 아빠는 이번 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그런데 그 가해자 엄마는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로 돌변해 따지듯이 자기 아들도 아이 아빠 때문에 증세가 심해졌으니 서로 고소 취하하고 치료비도 각자 부담하자며 본색을 드러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네이트판 갈무리


또한 A 씨에 따르면 변호사 사무실 몇 군데에 연락해봤지만, 아직 우리나라 법으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는 "처벌해봤자 벌금 수준이고 가해자 가족의 합의 의사가 없으면 배상 또한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직도 조현병 환자 B씨는 길거리를 활보하고 식당이나 카페도 갈 거다. 입원했다가도 원할 때 퇴원하면 그만이니까"라며 "그럼 또 어떤 어린이들과 약자가 우리 아이처럼 피해당할지 모를 일이다. 그저 운 좋게 안 만나길 바라고 살아야 하냐"라고 호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면 안 되지만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처벌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심신미약을 방패 삼아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적어도 일말의 죄책감을 느낄 수 있게 법과 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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