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향후 추가 인상 의지를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위축, 국내 증시가 소폭 하락했다. 금리 인상 수혜를 받는 일부 금융주와 보험주 등은 강세를 보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8% 내린 2612.45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53억원, 368억원어치를 사들이고 기관이 15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은 1% 내외로 상승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전환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0.14% 내린 871.43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0.75%), SK하이닉스(-4.63%) 등 반도체 대장주가 하락하며 지수 낙폭을 키웠다. 간밤 미국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시장 기대보다 낮게 제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업종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며 코스피가 하락반전했다"며 "특히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그룹(하이닉스+솔리다임)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1분기 하락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 수혜주로 불리는 KB금융(-0.67%), 카카오뱅크(1.25%), 하나금융지주(0.73%) 등 금융주는 혼조세를 보였고 삼성증권(0.78%), 삼성생명(0.89%) 등 증권 및 보험주는 상승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 급증 소식에 OCI(14.88%), 한화솔루션(9.97%) 등 친환경 관련주의 상승폭이 컸다. 현대미포조선(5.88%), 대우조선해양(5.85%) 등 조선주도 간만에 상승세를 탔다.
증권가에선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여잡음에 따라 7~8월까지 빠르게 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대 물가 상승세가 전개되고 그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이 우려되는 3분기에도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당초 2.00%로 제시했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2.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가 피크를 찍는 시기에 더 빠르게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뒤로 갈수록 긴축 효과와 대외 불확실성 누적 등으로 성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와 시장 우려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리 인상 수혜주 중에서 덜 주목받았던 생명보험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도 생명보험 업종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손해보험사들은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며 "지금의 금리 레벨이 작년 3분기 수준(0.75%)으로 회귀하지 않는 이상 금융 업종 내에서 생명보험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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