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남편 죽이는 법' 쓴 美 작가…남편 살해 혐의로 유죄 평결
입력 2022-05-26 13:57  | 수정 2022-05-26 14:04
작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 / 사진=연합뉴스
변호인 "남편과 25년간 행복하게 살아"…항소 예정
브로피, 2018년 9월 체포된 후 수감 중…판사, 최고 종신형 선고 가능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라는 소설을 썼던 미국인 작가가 실제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작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1)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브로피는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형제(The wrong brother),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의 시리즈 로맨스 소설을 쓴 작가입니다.

그는 지난 2018년 6월 2일 포틀랜드 남부 한 요리 학원에서 남편인 대니얼 브로피에게 두 차례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브로피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려온 것을 주목, 남편의 사망으로 받게 될 거액의 보험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때 검찰은 브로피가 소설에 쓴 방식대로 교묘하게 남편을 살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피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총기 부품을 따로 사 모으고 카메라와 목격자가 없는 걸 확인한 뒤 남편을 쏘았습니다.

그리고 브로피는 남편이 숨진 뒤 며칠 만에 보험금을 신청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브로피는 남편이 죽게 되면 약 140만 달러(약 18억 원)의 보험금을 받게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로피는 검찰의 주장을 부정하며 "금전적인 어려움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 이미 해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경찰이 범행 도구로 추정하는 사라진 총기 역시 작품 연구의 일환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남편이 사망한 날 요리 학원 근처에 있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했습니다. 또한 브로피는 자신은 글을 쓰기 위해 그 지역을 찾았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브로피의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과 25년간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며 그에게 적용된 2급 살인 혐의에 항소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브로피는 2018년 9월 체포된 뒤 계속 수감돼 있으며, 판사는 그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최고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한편 브로피가 2011년에 썼던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은 범인으로 잡히지 않으려는 강렬한 욕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추적할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기술돼 있습니다. 그의 소설에는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거액의 보험금 지급 등이 등장합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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