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 자회사 '세메스' 반도체 세정 기술 중국 유출
입력 2022-05-25 14:38 

검찰이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가 개발한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빼내 중국 업체 등에 팔아 수백 억원의 이익을 챙긴 세메스 전 연구원 등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세메스 전 직원 A씨(46) 등 7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의 범행을 도운 세메스 전 연구원 2명과 A씨가 범행을 위해 설립한 B 회사를 불구속기소 했다.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정하게 유출한 세메스 기술정보를 활용해 동일한 반도체 세정장비 14대를 제작한 뒤 기술과 함께 중국 업체 등에 넘겨 71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세메스에서 퇴직해 B사를 차린 뒤, 퇴사 시 관련 정보를 반납하지 않거나 협력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기술 정보가 담긴 부품 자체를 받는 수법으로 설계도면, 부품 리스트, 약액 배관 정보, 작업표준서,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기술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세메스 근무 이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고, 중국 업체 등의 투자를 받아 천안에 공장을 짓고 장비를 만들었다. 또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관련 기술을 모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합작법인 지분 20%를 받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의 첩보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세메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초임계 세정장비를 개발해 상용화 하는 등 반도체 세정장비 관련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다. 이들이 유출한 반도체 세정장비는 반도체 기판에 패턴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장비로 반도체 세정장비 분야의 독보적 기술로 평가된다.
기술 개발 연구비 등으로 2188억원을 투자한 세메스는 기술 유출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거래처 수주가 10%만 감소해도 연간 4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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