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 젠더갈등 지적에 "시야 좁았다"…박지원 "솔직함에 박수를"
입력 2022-05-25 09:05  | 수정 2022-05-25 09:07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을 위해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희 부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윤 대통령, 정진석 부의장 / 사진 = 연합뉴스
국회의장단 접견 자리서 젠더갈등 지적 받고
윤 대통령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겠다"
박 전 원장 "대통령께 박수…호남 출신도 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내각의 남성 편중 현상에 대한 지적을 재차 받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소속 기자가 "남녀평등을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느냐"고 성 불평등에 대한 압박 질문을 던진 겁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박수를 보내자"고 호응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장단 면담 중 김상희 부의장의 '젠더 갈등' 지적에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았다.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 부여하겠다'라고 하셨다"며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정치다. 공직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에게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대통령께 박수를 보내자"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접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 당시 찍은 기념사진이 든 액자를 선물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부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윤 대통령, 김상희 부의장, 이춘석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국회의장단 접견 자리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 부의장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으로부터 '젠더 갈등' 지적을 받고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김 부의장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젠더 갈등"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 하더라"며 "그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 사진 = 연합뉴스


그러자 박 전 원장이 "대통령께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호응한 겁니다. 다만 박 전 원장은 "장·차관, 수석직에는 호남 출신이 거의 배제되었다"며 "이것도 개선하겠다 약속 하시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내각에서 국무위원(장관) 18명 가운데 여성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3명 뿐입니다. 차관 및 차관급 인사 41명 중에서도 여성은 2명 뿐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울대, 남성, 50~60대에 인선이 편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임명한 1기 장관 후보자 중 영남권 출신이 7명, 서울 4명, 충청권 4명 등으로 호남 인사는 전북 출신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후보자 1명이 유일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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