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대 수혜를 받았던 배달앱 시장이 최근 들어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치솟은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반발심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 18~24일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총 이용자 수는 5047만5131명으로 전월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민 하루 평균이용자는 전월 대비 9%, 요기요는 16%, 쿠팡이츠는 18% 줄었다.
배달앱 이용자 감소는 장기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자가 오프라인 외식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식당과 주점 업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30일 오프라인 위주 식당이 거둔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3월 1∼20일)에 비해 27%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식당 매출은 12% 줄었고 배달과 오프라인 영업을 병행한 식당 매출은 4% 감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 2년간 급격하게 오른 배달비 탓에 소비자 피로감이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늘어나는 배달 수요에 따른 라이더 수급 경쟁, 이로 인한 배달료 및 수수료 증가가 계속되자 소비자 사이에서 '탈 배달앱' 움직임이 관측되는 것.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올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52.3%가 그 이유로 '배달음식·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10명 중 3명은 최근 배달비 인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빈도가 줄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배달비 수준은 1600원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포용성장 및 지속가능성 관련 외식업 분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음식 2만원어치를 배달 주문한다고 했을 때 응답자들이 꼽은 적정 배달비 수준은 평균 1618원이다.
금액대별 응답 분포를 보면 1000~2000원 구간이 45.3%로 가장 많고 이어 2000~3000원이 41%다. 대다수 응답자가 1000~3000원의 배달비가 적정하다고 답한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엔데믹 상황과 소비자 피로감이 맞물려 배달업계 성장세가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배달앱 업계는 계절적 비수기를 원인으로 꼽는다. 날씨가 좋아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과 초여름엔 통상 배달 수요가 감소해왔다는 설명이다. 7~8월경 폭염과 장마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 배달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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