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월가 큰손, 기술주 팔고 현금 늘린다
입력 2022-05-22 17:02  | 수정 2022-05-22 20:54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뉴욕 증시 전망이 악화되자 글로벌 큰손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고 기술주를 매각하는 등 방어에 나서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 세계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에 종사하는 펀드매니저 288명의 포트폴리오를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펀드매니저들이 굴리고 있는 총자산 8330억달러(약 1105조원) 가운데 현금 비율은 6.1%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조사(5.5%)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이는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글로벌 큰손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BoA 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들 중 66%는 2008년 금융위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수익률 감소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특히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폭락세를 보이는 기술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BoA 조사 결과 펀드매니저 12%는 기술주에 대해 '투자 축소' 의견을 냈다. 이를 두고 마이클 하트넷 BoA 수석 투자전략가는 "2006년 8월 이후 기술주 분야에서 가장 큰 후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기술주를 대거 매도한 큰손도 있다. FT에 따르면 기술주에 크게 베팅해온 것으로 유명한 뉴욕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은 보유 중이던 세계적인 OTT 업체 넷플릭스와 미 전기차 업체 리비안 주식의 상당량을 최근 처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타이거글로벌이 기술주 매각 과정에서 본 손실은 17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도 기술주 투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서드포인트는 보유하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지분 전량을 매각했으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던 아마존 주식도 90% 이상 처분했다.
[최현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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