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방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안보일정으로 비무장지대(DMZ) 대신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택한 것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 안보 위협에 맞서 실제 공동 지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미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왜 DMZ가 빠진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전에 DMZ를 가 본 적이 있다. 위험하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정기적으로 DMZ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방한했던 당시 DMZ를 방문했던 것을 회상하며 "나도 부통령과 DMZ에 같이 갔다"며 "커티스 스카파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블랙호크로 우리를 데려갔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설리번 보좌관도 당시 바이든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에도 똑같은 걸 반복하기보다는 미군과 한국군이 나란히 앉아서 실제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공군기지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군기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 오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이곳을 함께 찾아 작전 현황을 보고받고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DMZ에 가서 서 있는 것 이상의 것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라며 "더 큰 전략적 그림에 대한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한반도와 더 넓은 지역에 대한 안보 위협에 대한 훨씬 더 큰 인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3년에는 바이든 대부통령이 판문점 인근 올렛초소(GP)를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사진을 남긴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적전본부는 연합전력의 공중작전 전반을 지휘·통제하는 핵심 시설로 양국 장병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킬체인(선제 타격)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관련 임무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양국 정상이 이곳을 찾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예경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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