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120년 만의 기록적 폭염에 비상…하늘 나는 새들까지 추락
입력 2022-05-20 09:43  | 수정 2022-05-20 10:06
폭염으로 심각한 재난 상황에 처한 인도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보다 폭염 피해 더 클 듯
식수 부족 사태까지 직면한 인도…"6월 몬순 시작 기대 중"

인도가 120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며 국가적으로 비상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탈수 현상으로 추락해 숨질 정도인데, 일부 전문가는 이번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선 아직 여름도 오지 않았는데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섰습니다. 이미 폭염이 심각한데 인도 기상청은 델리 지역의 기온이 조만간 5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폭염이 지속되다 보니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작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매일 20명 이상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또 히말라야산맥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 홍수가 날 가능성도 제기되다 보니 인도 정부는 여러모로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폭염을 피하기 위해 다리 밑으로 몰려든 인도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지브다야 자선 신탁이 운영하는 인도 서부의 한 동물병원에서는 한 달 동안만 무려 2000마리의 새를 구조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 에스오에스 역시 수도 델리에서 탈수 증상이 있거나 부상 당한 새를 최소 250마리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조된 새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심각한 탈수 증상과 날개 부상 증상이 발견됐다고 전해집니다. 탈수 현상을 겪고 추락해 부상을 입은 새들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이집트대머리수리와 시크라, 솔개, 검은뻐꾸기, 원숭이올빼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자 아닌디타 바드라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새들에게 물을 주는 것"이라면서 "기후위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탈수 현상을 겪는 새들이 더위를 견딜 수 있도록 발코니나 창틀에 물그릇을 놓고 있습니다.

한편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보다 더욱 심각한 의료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각 주와 연방행정구역에 폭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5월까지 지속된 더위로 식수 부족 사태에 직면한 인도는 6월에 몬순이 시작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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