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시세 한 달 전보다 20%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사료값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사료값 인상
육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국인의 대표 서민 음식인 삼겹살이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가격이 뛰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촉발된 물류 대란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사료용 곡물 가격의 상승, 그리고 가축질병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육류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입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산 갈비(100g)의 소비자가는 4403원으로 1년 전(2476원)에 비해 77% 상승했습니다. 호주산 갈비 역시 같은 날 기준 4385원으로 1년 전(2422원)보다 81% 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육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산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산육 역시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00g에 2829원으로, 한달 전(2347원)보다 약 20% 정도 올랐습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기준) 가격은 이미 2만원에 달합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삼겹살 1인분 중량을 줄이는 상황입니다.
육류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두 나라는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릴 만큼 밀, 옥수수 등의 주요 생산국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농사를 짓지 못해 각종 곡물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료용 곡물 가격 역시 치솟으면서 돼지고기 등 육류값이 오르게 됐습니다.
이 가운데 삼겹살과 같이 먹는 쌈 채소 가격도 급등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이번 달 깻잎 평균 가격은 ㎏당 7664원으로 전년 동월(5163원) 대비 48.4% 올랐습니다. 평년 5월 가격(4289원)과 비교하면 78.7% 급등했습니다.
문제는 통상 캠핑용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7~8월)에 가장 비싸게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앞으로 육류값이 더 오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육류 가격 상승은 밥상 물가 부담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육류 소비구조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보면 국내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지난 20년간 31.9㎏에서 54.3㎏으로 약 71% 증가했습니다. 이는 국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57.7kg)의 94%에 달하는 수준으로, 고기를 주식인 '쌀'만큼 많이 먹는다는 뜻입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DI는 18일 발간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소비자물가에 대해 "2022년에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2.2%로 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