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석M] 한동훈 발 '전 정권 수사' 태풍 예고…차기 검찰총장은?
입력 2022-05-19 19:32  | 수정 2022-05-19 20:01
【 앵커멘트 】
이처럼 3년 전 고발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전 정권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첫 검찰 인사를 한 지 하루 만이죠.
자세한 내용, 법조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오늘 백운규 전 장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어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네, 그 배경은 어제 인사안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전 정권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이 쌓여있는 곳 위주로 콕콕 찍어 원포인트 인사가 났습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등을 맡은 전국 최대 수사 기관인 서울중앙지검.

수문장이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수원지검장으로 바뀌었죠.


그리고 라임, 옵티머스사기 수사 담당인 서울 남부지검도 '친문' 검사로 분류된 심재철 지검장 대신 특수통 검사가 왔습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연루된 사건이 있는 수원지검도 역시 특수통으로 교체됐습니다.

그런데 3년 전 고발된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동부지검장은 유임됐어요.

지난 3월 대선 직후부터 속도감 있게 수사를 해 핵심 관계자 조사를 모두 마쳤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백운규 전 장관의 사무실과 대한석탄공사 등 압수수색으로, 이제 백 전 장관의 소환만 남겨놨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 질문2 】
검찰 수사 칼날이 겉으로는 백 전 장관이지만 사실상 이제 문재인 청와대 목전까지 온 거 아닌가요?

【 기자 】
네, 올 1월 유죄 확정을 받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양상이 비슷한데요.

이건 김은경 전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까지 기소돼 각각 징역 2년, 집행유예형을 받았죠.

마찬가지로 백 전 장관의 관여가 밝혀지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핵심인사 개입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됩니다.

결국지난 2017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모 국장이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을 호텔에 불러 미리 만들어놓은 사표에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그러니깐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의 출발점을 밝힐 수 있는 셈입니다.


【 질문3 】
한동훈 장관 지시로 부활한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죠?

【 기자 】
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피해액 57조 원, 루나 테라 사건을 맡은 곳이 바로 여기죠.

서민 피해와도 관련이 깊은 곳이라 곧바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동훈 장관의 취임사에서도 그런 부분이 강조된 바 있는데요.

▶ 인터뷰 : 한동훈 / 법무부장관 (지난 17일)
-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서민 다중에게 피해를 주는 범법자들은 지은 죄에 맞는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법조계에서는 루나 사건은 검수완박 국면에서 검찰 수사력을 성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사실 금융 수사의 핵심은 다른 데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바로 전 정권 핵심 관계자의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사건들인데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연루 의혹이 있는 우리들병원 불법 대출 위증 사건,또 앞서 말씀 드린 라임, 옵티머스 사건에도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과 이낙연 전 총리 등 관여 의혹이 있는데, 이런 사건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4 】
어제 인사를 보면 공석인 검찰총장을 그대로 뒀어요. 누구를 염두에 둔 인사인가요?

【 기자 】
네, 어제 인사에서 언급되지 않은 고위 간부가 기본적으로 검찰총장 후보군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가장 무게가 실리는 사람은 이두봉 인천지검장입니다.

강원도 양양 출신인 이 지검장은 월성원전 의혹 수사를 지휘한 윤석열 사단의 '성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다만, 간첩조작 피해자인 유우성 씨가 사건 지휘 검사인 이 지검장을 직권 남용 의혹으로 고소한 게 변수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유우성 /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 "범죄자를 또다시 어떤 공직에 세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법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하고 사과도 없이…."

【 질문5 】
다른 후보자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검찰 안팎에서는 어제(18일) 고검장으로 승진한 김후곤 대구지검장과 이원석 제주지검장, 24기 여환섭 대전고검장, 26기 박찬호 광주고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어제 인사가 워낙 윤석열 사단 특수통의 전진 배치로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많죠.

그래선지 일종의 숨고르기를 하며, 여론을 보고 검찰총장 후보 추천부터 인선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앞으로도 검찰이 꽤 시끄러울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그래픽 : 백미희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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