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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이 공중 분해…오세훈이 손해보고 팔았다던 HLB, 일주일만에 80%↑
입력 2022-05-19 14:22  | 수정 2022-05-20 14:38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약·바이오업체 HLB가 부진한 시장 환경속에서도 주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오세훈 시장이 보유한 종목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오 시장은 주가 급등 이전에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고 밝혀 증권가의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19일 오후 1시 현재 HLB는 전일 대비 500원(0.96%) 내린 5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주가 5만1800원은 지난 10일 종가 2만8900원 대비 79.2%나 오른 금액이다. 불과 7거래일 만에 주가가 거의 2배나 오른 셈이다.
HLB 주가는 지난 2월 말부터 석달 넘게 3만원선 안팎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11일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 11일 7.27%, 12일 9.03%, 13일 25.74%, 16일 4.24%, 17일 3.16%, 전날 14.44%다. 6거래일 동안 쉼 없이 오르다 이날 하루 쉬어가는 모습이다.

HLB의 시가총액도 지난 10일 3조810억원에서 이날 5조4265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코스닥 시총 4위까지 올라왔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7위였는데 일주일여 만에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셀트리온제약을 줄줄이 제쳤다.
HLB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이후 HLB제약은 155.15%, HLB생명과학 80.53%, HLB테라퓨틱스 74.59% 등 그룹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HLB 주가가 최근 급등한 것은 항암제 '리보세라닙' 덕분이다. 지난 12일 HLB는 전세계 13개 국가에서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글로벌 임상시험 3상 결과, 1차 유효성 지표(primary endpoints)가 모두 충족돼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임상 3상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오는 9월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사실 HLB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리보세라닙은 지난 2019년에도 위암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이 발표 직전까지 임상 성공 기대감에 HLB 주가는 9만5000원(수정주가)까지 올랐고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넘어 잠시 코스닥 시총 1위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2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다음해인 2020년에는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 옵티머스 펀드에 4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HLB가 최근 증권가에서 회자되는 또다른 이유는 이 회사 주식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거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2년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배우자와 함께 HLB 주식을 2만2934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주가 급등 이전 주가 수준인 3만원선으로 가정하면 6억88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오 시장은 주가 급등 이전 이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열린 관훈 토론에서 "억대 단위 손해를 보고 다 팔았다"며 "요즘 대세 하락장이라 엄청난 손해를 봤다. HLB 주식이 최근 며칠사이 급등했는데 아내가 억울해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오 시장의 청구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린 직후 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 시장은 작년 9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오 시장 보유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신탁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리고 불과 1주일 후에 HLB의 주가 급등이 시작됐다. 현재 오 시장이 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평가액은 11억8800만원에 달한다. 보름 정도의 시차로 5억원이 허공에 사라진 셈이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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