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 중인 하림이 반려동물 음식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식자재를 활용한 프리미엄 상품으로 1500만 반려 인구를 공략하겠다는 시도다.
하림펫푸드는 18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리미엄 펫사료 '더 리얼 로우(The Real Raw)'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수입품 간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사료 전쟁에 국내 기업이 뛰어든 것이다.
더 리얼 로우는 뼈를 제외하고 생고기만을 사용해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휴먼 그레이드(사람의 음식과 동일한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시장 분위기를 고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같은 식자재를 활용했다.
원재료의 85% 이상인 생고기는 하림그룹에서 직접 공급받는 닭과 오리, 돼지고기와 연어다. 갈아 넣지 않은 생고기를 그대로 활용했고, 여기에 당근과 브로콜리, 블루베리, 케일 등 신선한 채소류를 더했다.
하림펫푸드에 따르면 이번 제품 개발은 '사람이 먹지 않는 뼈를 왜 반려동물이 먹어야 하나'라는 고민에서 비롯했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위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자재를 활용하자고, 뼈를 갈아 넣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생고기만을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재료도 엄선했지만, 공정 과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하림펫푸드의 설명이다. 더 리얼 로우는 급속 냉동 후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동결건조 사료다. 건사료처럼 열처리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유지할 수 있고, 영양소 파괴 또한 적다.
[사진 제공 = 하림펫푸드]
하림펫푸드의 프리미엄 사료 개발은 최근 시장분석에 따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지난 2016년 8537억원에서 2020년 1조3329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4년 만에 56.1%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산업 전반과 관련, 시장 규모가 지난 2015년 1조9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7년 6조원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으로 무장한 제품이지만, 기성 사료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한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수입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림펫푸드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액은 23억원이다.
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식자재를 원료로 해 최상위 사료만 만들겠다는 철학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신제품은 펫푸드 시장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재료와 청결하고 위생적인 제조 시설을 활용해 만든 펫푸드로 네발 달린 아이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림펫푸드가 이날 출시한 더 리얼 로우는 개와 고양이용으로, 또 라이프 스테이지별로 나뉘어 출시된다.
패키지 용량은 360g, 210g, 50g, 5g으로 세분됐다. 소비자가 제품을 가장 빨리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제품이 선(先) 런칭된 마켓컬리지만, 곧 전국 이마트 몰리스펫샵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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