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주 한인母 "한동훈 딸 스펙 해명에 지옥 같은 시간 보내"
입력 2022-05-18 08:48  | 수정 2022-05-18 09:08
사진 = 국제 청원 사이트 '체인지' 홈페이지 캡처
"한동훈 딸 스펙, 미주 한인에 피해"
"美 명문대 진학 위한 한국 특권층의 조직 범죄"
"준비 다 해놓고 입시 사용 계획 없다는 건 어불성설"
앞으로 문제 제기 계속할 것이란 방침 밝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녀 스펙 의혹을 규탄하는 글이 글로벌 청원 플랫폼에 올라왔습니다.

본인을 미국에 거주하며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인 교포라고 밝힌 청원인은 16일 국제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한동훈 딸이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 I'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18일 오전 8시 40분 기준 7,315명이 넘는 사람들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청원인은 한 장관이 자녀 스펙 쌓기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것을 보면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며 "미국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엄마인 저희는 이 사태를 지지 정당에 따른 진영의 논리를 통해 이해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입시를 겪었거나 겪게 될 자녀를 둔 당사자들의 입장이기에 더욱 또렷이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 사태의 본질은 한국 특권층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촘촘히 설계하고 실행했던 조직 범죄였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그러면서 한 장관이 내놓은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청원인은 "약탈적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것은 한국의 일부 비양심적인 고액의 미국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허위로 학생들의 우수한 학문적 잠재성을 포장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약탈적 학술지'란 논문 주제나 품질에 상관 없이 돈만 내면 실어주는 학술지를 가리킵니다.

한 장관은 고등학생인 자신의 딸이 여러 개의 논문과 영어 전자책을 썼다는 의혹과 관련 "딸이 쓴 건 논문이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쓴 에세이 등을 모은 것일 뿐"이라며 "의도적인 프레임 씌우기"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딸이 악의적 프레임의 희생양이 된 듯한 뉘앙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했다"며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글들을 논문의 외양으로 대중이 오해하게 만들었다. 왜 그 글들을 개인 블로그나 학생들의 일반적인 의견 교환 채널이 아니라 일명 약탈적 학술지에 출간했는지 이유를 묻고 싶다"고 반문했습니다.

또 '전자 문서화'가 필요했다는 한 장관의 말에는 "워드 프로세서로 작업하고 개인 드라이브나 웹 하드에 저장하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아울러 "대필을 첨삭이라 축소하거나 물타기 하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청원인은 "온라인 첨삭 지도를 위해서 라면 굳이 케냐인 대필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 같지 않다"며 "그 정도는 딸이 다니는 국제 학교 선생님 중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반론을 펼쳤습니다.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한 장관의 해명에는 "부정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 해 놓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청원인은 봉사 활동 스펙에 대해 "봉사를 드러내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설명, (외주 개발자가 만든 장애인용 애플리케이션을 출품하는 등) 타인의 저작물을 훔쳐서 드러내는 봉사 활동이 허위 스펙임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분노하는 것은 딸의 스펙에 드리워진 영악하고 교활한 어른들의 조직적인 개입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들만 모아 놓고 봐도 딸의 스펙이 순수하고 성실한 고교생이 단독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청원인은 "다시 한번 한동훈에게 묻고 싶다.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며 "왜 당신들의 탐욕에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한동훈 딸의 부정한 스펙 쌓기에 대한 우리의 질문은 이제 시작"이라먀며 계속 문제 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반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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