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떠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정치방역 아닌 과학방역했다"
입력 2022-05-17 18:11  | 수정 2022-05-17 18:55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 사진 = 연합뉴스
1년 8개월만에 질병청장 마무리
"2년 간 과학 방역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7일) 새 정부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임명하면서 코로나19와의 사투 속, 최전방에서 싸웠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년 8개월간의 임기를 마무리합니다.

정 청장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 '방역 사령관' 역할을 했습니다.

본부장으로 코로나19를 겪은 뒤, 지난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뒤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장이 됐습니다.

또,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와 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는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겠다며 머리를 짧게 자른 일화나, 검소한 씀씀이가 드러나는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늘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2년간 질병청은) 과학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임을 밝혔습니다.

정 청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정치방역을 했느냐'는 질의에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의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거리 두기나 사회적 정책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기에 그걸(과학방역과 정치방역을) 구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지난 문재인 정부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방역 정책과 관련해 성과와 비판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늘 정 청장은 오후 3시쯤 별도의 이임식 없이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질병관리청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질병관리청장 소임을 마칩니다.
지난 4년 10개월간 기관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늘 든든하고 행복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극복과 질병 관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제게 커다란 보람이자 영광이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맞아,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여러분들의 사명감과 열정,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왔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진행 중인데 무거운 짐을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국민 안전을 지킨다는 소명의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코로나19 공중보건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도전과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감염병 대유행이 건강·보건 위기를 넘어 사회·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우리의 결정과 판단이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질병관리청의 책임이 막중해졌습니다.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것입니다.

책임감은 무겁게 가지되, 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질병관리청 가족 여러분!

질병관리청은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해 존재하며, 과학적 전문성을 핵심으로 하는 중앙행정기관입니다.

국민들의 신뢰와 보건의료분야의 리더쉽은 우리의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개개인의 전문 역량이 우리 기관의 역량이고, 우리나라 질병관리 정책 및 연구개발 역량임을 항상 기억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질병예방관리 정책을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만들어 갈 긍정적 변화와 활기찬 미래를 기대합니다.

이제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여러분과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어느 자리에 있건 늘 응원하겠습니다.

질병관리청 가족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청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2년이상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과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주신 국민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보건의료인과 방역 담당자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항상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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