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추가 조치 없어…공론화 차원에서 소송 제기"
공무원에게 폭언을 들은 시민이 후에 사과를 받는 과정에서도 막말에 가까운 말을 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서울 은평구 주민센터 공무원으로부터 비하성 발언을 들었던 A 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A 씨는 키르기스스탄 출신 배우자와 결혼했습니다. 그는 앞서 주민센터에 배우자와 관련된 문의를 하다가 통화를 마친 뒤 미처 전화를 끊지 않은 공무원이 자신에게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녹음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녹음에서 공무원은 "외국인 여자과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거잖아요"라며 "거지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라고 A 씨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이에 A 씨는 "아내가 외국인인데 외국인 같은 경우에 좀 주민등록 관련 절차가 좀 복잡해서 그거 관련해서 제가 문의를 드렸다. 그래서 잠깐 문의를 드리고 제가 예, 알겠어요, 예, 이러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방금 음성 나간 것처럼 공무원 분이 심하게 욕설을 하시더라"고 했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이후 그가 "왜 이렇게 욕을 심하게 했냐고" 묻자 해당 공무원은 처음에는 A 씨에게 욕한 게 아니라고 변명하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시인하며 사과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해당 공무원과 직접 만나 더 불쾌한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혼자 오신 거 아니고 직장 선배랑 같이 오셨더라. 사과를 하러 오신 분들이 저한테 말씀을 막하시더라"고 떠올렸습니다.
사진= YTN 뉴스 갈무리
그가 녹음한 사과 당시의 대화를 들어보면 해당 공무원은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국제 결혼이) 뭔가 정말 막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A 씨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변명만 하는 거였다"며 "한마디로 제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냥 제 아내를 씨받이 취급한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아내가 외국 명문가 출신이라고 밝힌 A 씨는 "(아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씨받이 취급을 받으니까 충격을 받았다"며 "아내가 한국에 대해 항상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무원한테 이런 대접을 받으니까 계속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당 일이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일이라며, 이후에도 추가 조치가 없자 공론화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일을 알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