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상 돋보기]노포에 열광하는 20대들…골목 내몰림 우려도
입력 2022-05-16 19:20  | 수정 2022-05-16 20:38
【 앵커멘트 】
서울의 기계 공구 상가에 있는 오래되고 낡은 식당, 이른바 노포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즐길거리로 자리잡았습니다.
주말 저녁마다 노포를 찾는 젊은이들로 식당이 꽉 찰 정도입니다.
하지만, 노포가 인기를 끌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이웃집과 과열 경쟁으로 골목의 터줏대감들이 쫓겨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동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주말 저녁 서울 을지로.

50년이 넘은 낡은 가게이지만 내부와 골목길에 놓인 테이블은 2-30대 젊은 손님들로 꽉 차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서정수 / 식당 주인
-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옛날에는 직장인들과 어르신들이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요. 젊은 사람들이 한 80~90% 찾고…."

▶ 스탠딩 : 조동욱 / 기자
- "평소 같으면 회사원들과 어르신들이 주로 찾았을 허름하고 오래된 식당이지만 이젠 2-30대 젊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화려한 조명과 멋진 인테리어 대신 셔터 문을 내린 공구 상가와 비좁은 골목 식당 사이로 왁자지껄 말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노동자와 노점 상인의 값싼 한 끼를 책임지기 위해 탄생했던 오래된 가게, 이른바 노포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힙한 장소'로 떠오른 겁니다.

▶ 인터뷰 : 고주찬 / 서울 상도동
- "요즘 이렇게 세련된 분위기보다는 전통적으로 또 오래된 이런 맛집들이 좀 더 재밌고 맛있는…."

하지만, 상인들이 몰려드는 손님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습니다.

임대료가 오르고, 이웃집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법정 소송으로 원래 자리를 떠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 인터뷰 : 최수영 / 을지로 OB베어 사장
- "집요하게 건물주하고 압박을 해서 저희를 쫓아내려고 그러다가 4월 21일날 야간 강제집행을 시행하게 된거죠. 굉장히 안타깝고 그렇게 까지 해야 되나."

오래되고 낡은 골목이 자본의 힘에 밀려 사라지지 않으려면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골목의 정취가 있는 분위기가 좋아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부흥이 되다 보면 자본이 들어오거든요. 자본이 들어오면 정취라든가 이런 것들이 없어져버리기 때문에 소비자는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나게 되는…."

세대를 초월한 관심이 부흥의 기회가 된 만큼 골목을 지키기 위한 상생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조동욱입니다. [ east@mbn.co.kr ]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