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월이 되면 더 슬퍼요"…수십 년째 자녀, 형제 찾는 가족들
입력 2022-05-16 19:20  | 수정 2022-05-16 20:15
【 앵커멘트 】
매년 돌아오는 가정의 달, 하지만 이 5월이 되면 더 가슴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실종된 자녀와 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인데요.
표선우 기자가 장기 실종 아동 가족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여기 이 두 사진을 자세히 바라봐주시기 바랍니다.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박동기 씨와 이기봉 씨의 사진입니다."

1981년, 세 살이던 동기 씨는 집 밖에서 놀다 누군가를 따라갔습니다.

어머니 김숙자 씨의 세상도 40년 전, 그때에 멈춰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들이 돌아올까 이제는 다 해진 옷과 아기 띠마저 버리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김숙자 / 박동기 씨 어머니
- "이 모자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그때 신고 다니던 여름 신발. 이거는 고무줄도 다 삭아버렸네."

살아있다면 이제는 40대 중반이 되어 있을 아들.


그래도 어린 아이들을 볼 때면 엄마 머릿속엔 세 살 아기 동기 씨 얼굴이 떠오릅니다.

▶ 인터뷰 : 김숙자 / 박동기 씨 어머니
- "동기 생각나서 그러는 거지. 그 모습 그 아양 떨던 예쁜 모습이 그대로 내 머릿속에 멈춰 있으니까."

이석진 씨는 57년 전, 유일한 혈육이던 동생과 헤어졌습니다.

9살 형, 7살 동생도 이제는 둘 다 환갑을 넘긴 나이.

형은 사진을 보며 희미하게 추억을 떠올려보지만, 품에 남은 사진도 고작 세 장뿐입니다.

▶ 인터뷰 : 이석진 / 이기봉 씨 형
- "명절 때, 또 몸이 아플 때 그때 가장 보고 싶어요. 또 TV에 이렇게 가족 찾기 해서 찾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럼 그때 이제 한없이 울어요."

가족과 헤어진 지 20년이 넘는 장기 실종 아동은 600명 이상.

남은 가족이 경찰 등에 DNA를 등록하며 실종 아동을 찾고 있지만, 실종 시점이 오래되다 보니 가족 찾기가 수월하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기적은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가족들에게 버팀목이 됩니다.

▶ 인터뷰 : 이석진 / 이기봉 씨 형
- "보면 바로 알아볼 수가 있을 거예요. 본다면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고, 첫 말을 이 말을 하고 싶어요. 남은 세월 서로 왕래나 하면서 오순도순 살자고…."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전현준 VJ
영상편집 : 한남선
그래픽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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