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에 이어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당 색(파란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맨 것이다. 시정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4분여간 야당 의원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악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피해 지원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골자로 한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밝은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야당 의원석이 있는 쪽 복도를 따라 국회 연단으로 걸어갔다. 걷는 도중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데 대해 '국민통합'을 염두에 둔 복장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와 가장 먼저 악수했다. 이어 서영교, 오영환, 천춘호, 백혜련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한 뒤 단상으로 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
연단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정면을 응시하며 허리를 숙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웃으며 말하자, 윤 대통령은 뒤에 서 있는 박 의장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윤 대통령은 진영을 뛰어넘은 '협치'를 강조하며 15분가량 연설을 이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5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4분여간 국회 본회의장을 돌며 여야 의원들과 다시 악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300여 명의 의원들과 악수하기 위해 통로 멀리에 앉아있는 의원석까지 찾아갔다.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수가 터져나왔다.이날 시정연설에는 여야 대치 국면에 흔히 보이는 반대 손팻말이나 야유, 고성 등이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시선을 피하거나 마지못해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휠체어에 앉은 최혜영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가볍게 목례했다. 윤 대통령이 최 의원에게 손을 내밀자 최 의원은 살짝 잡으며 악수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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