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CNN 특파원, 상하이 떠나며 "'다신 안 돌아와' 약속해야 보내줘"
입력 2022-05-15 17:20  | 수정 2022-05-15 17:23
봉쇄 도시 상하이 떠나는 데이비드 컬버 CNN 특파원 / 사진 = CNN 홈페이지 제공
"상하이 탈출 위해선 영사 지원·지역지도부 승인·비행기표 필요"

미국 CNN 특파원이 코로나19로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봉쇄된 상하이를 떠나며 쓴 기고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CNN은 13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상하이 주재 특파원이던 기자 데이비드 컬버의 기고문을 공개했습니다.

컬버는 우리의 비행기는 막 이륙했다. 상하이에는 가차 없는 ‘코로나 제로 정책 때문에 지쳐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비행기 엔진이 웅웅대는 소리 너머로 승무원이 내 뒤쪽에 앉아있는 승객들을 위로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승무원은 ‘당신은 (중국에서) 벗어났고, 이제 안전하다라고 따뜻하게 말했다”며 승무원은 내게도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걸었다. 내 발 앞쪽의 이동장에 잠들어 있는 반려견을 쳐다보면서 ‘이 작은 녀석과 빠져나왔군요. 어떻게 했나요? 그리고 기분은 어떤가요?라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상하이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영사 지원, 추가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한 지역 지도부의 승인, 공항까지 데려다 줄 기사, 희귀한 비행기표가 필요하다. 게다가 반려동물이 있다면 더 힘들어진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무엇보다도, 떠나는 사람들은 일단 그곳을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역 지도부와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컬버는 거의 50일 동안 집 안에 갇혀 있다가 아파트에서 나왔을 때, 이웃들이 집에서 나를 쳐다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정부 검역소로 보내지거나, 다른 외국인들처럼 빠른 탈출로를 찾았다고 추측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실 출국은 봉쇄가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계획했었다. 나는 2020년 1월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 사례를 취재한 뒤부터 중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건 중국이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는 차단됐었기 때문이다”라며 가족들과 2년 반이 넘게 떨어져있었고, 나는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뉴스를 보도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어렵기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은 모든 것이 제한되거나 강제 격리될 수 있는 위협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했다”며 나와 같은 미국 기자들은 엄격한 비자 규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컬버는 상하이 중심부에서 푸둥 국제공항까지 가는 길은 내가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길은 테이프가 쳐져 있었고,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들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거리에 있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은 거의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다른 차나 승객들이 보이지 않아서 내가 탈 비행기가 취소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고 상하이 현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항 내 게시판에는 두 개의 목적지만 올라와 있었다. 홍콩과 내 목적지인 암스테르담이었다”며 어떤 가게나 식당도 문을 열지 않았고, 자판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터미널 구석에는 이곳을 떠난 사람들이 남겨놓은 침낭과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와 탑승을 기다리던 다른 승객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5년 만에 떠난다, ‘우리는 중국에 7년 있었다, ‘10년 정도 살았다 등 대화를 했다. 그들은 중국에서 투자한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 같았다. 철수하고 손실을 줄여야 할 때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침내 탑승해 자리에 앉았을 때 나는 몇 주 동안 쌓인 불안과 스트레스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느꼈다.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생존자의 죄책감이 감돌긴 했지만, 안도감과 확신감을 느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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