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로 귀향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보수단체의 확성기 스피커 집회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 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주민들의 불편을 거론하며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최근 보수단체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해 확성기와 스피커 등을 이용한 비난 방송 등을 이어간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첫 휴일인 이날 평산마을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교통 통제로 통도사 인근에 주차한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고 수㎞걸어 평산마을을 찾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방문한 가족 단위부터 등산객, 자전거 동호회 등 다양한 인파가 발걸음 했다. 방문객들은 사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머리 위로 손하트를 만들어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마을을 찾은 60대 부부는 "(문 전 대통령의)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해서 왔으나 여전히 자유롭게 나오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노 전 대통령처럼 방문객들과 자연스레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갑자기 떠들썩해진 마을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평소처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보수단체가 확성기·스피커 집회를 멈추면서 일상회복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단체인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코백회)가 사저가 보이는 도로 주변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마을 한 주민은 "보통 주말에도 밭일을 하러 나가곤 하지만, 지금은 방문객이 많아져 외출을 자제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 질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산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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