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급등한 아파트 전셋값에…공공전세 빌라 경쟁 후끈
입력 2022-05-12 17:30  | 수정 2022-05-12 23:16
지난해 공급한 서울 강서 마곡노블리안 공공전세주택 모습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세보다 10~20% 저렴한 보증금으로 공급하는 공공전세주택이 서울에서 6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하반기 계약갱신청구권 2년 갱신 만기가 도래하면서 전세시장이 출렁이기 전 안정적인 주거지를 찾는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LH청약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접수를 마감한 '2022년 1차 공공전세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서울 지역 주택은 108가구 공급에 6780명이 신청을 해 62.78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전세주택이란 LH가 신축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도생) 등을 매입해 시중 전세가의 80∼90% 수준으로 임대해주는 주택이다. 2020년 11·19 전세대책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도입됐다. 전용면적 60~85㎡, 방 3개 이하 규모로, 3인 이하 무주택가구면 소득·자산 요건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임차보증금을 납부하면 월 임차료 없이 최대 6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1차 모집에서 공급된 서울 물량은 강북구 수유동, 강서구 방화동·화곡동, 노원구 상계동, 도봉구 쌍문동, 동대문구 장안동, 성북구 보문동·석관동 등 8곳 108가구였다. 주로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투룸형 도생 등이었다.
방화동에서는 마곡노블리안이라는 7층 규모 단일동 아파트도 있었다.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주택들이지만 가격과 거주 요건 등 장점에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다.
장안동 시온그랜드빌(전용면적 56㎡·투룸형 도생)의 경우 한 가구 모집에 486명이 지원해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보문동 위드13(전용면적 51㎡·투룸형 도생) 역시 2가구 공급에 450명이 몰려 2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공공전세주택 인기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영향으로 오는 하반기 전셋값 급등이 예상되는 시장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8월 임대차2법 도입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인들의 전세 만기가 오는 8월부터 도래한다. 지난 4년간 집값을 올리지 못한 집주인들이 시세에 맞춰 전셋값을 올리기 시작하면 하반기 전세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은 가격 급등에 대한 불안감, 아직 사용하지 않은 세입자들은 새 정부 들어 임대차3법이 폐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안정적인 주거가 보장되는 공공전세주택 등으로 이들 무주택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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