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찬바람 부는 청약시장…9억 넘는 아파트 중도금 대출 '강수'
입력 2022-05-11 20:02  | 수정 2022-05-12 08:20
대구 만촌자이르네 조감도.

뜨거웠던 분양시장이 식어가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강화 등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한동안 비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중도금 대출 자체보증까지 제시하는 시행사도 등장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만촌자이르네는 시행사가 자체보증을 통해 중도금 30%를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만촌자이르네는 전용면적 77~84㎡의 분양가가 10억4100만~11억5000만원으로 책정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를 통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시행사의 보증으로 대출이 가능해졌다.
시행사가 이 같은 혜택을 제시한 이유로 앞서 대구지역의 대기업 브랜드인 달서SK뷰, 달서푸르지오시그니처, 힐스테이트앞산센트럴 등이 연이어 미분양된 것이 꼽힌다. 만촌자이르네 역시 지난 9일 실시한 1순위(해당지역) 청약에서 607가구 중 266가구가 미달됐다. 만촌자이르네는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시공하고 후분양해 관심을 모았던 단지라 부동산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오는 10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1순위(기타지역)와 2순위 청약 결과가 중요해졌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속도가 가파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74가구로 한 달 전(2만5254가구)에 비해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9월 1만3842가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3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이 6572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서울도 미분양 물량이 전월(47가구) 대비 119%(98가구) 늘어난 180가구로 파악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분양가가 9억원을 넘겼던 인천 송도 자이더스타와 럭스오션SK뷰에서 모두 미계약이 발생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 역시 아직까지도 미계약분이 소진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시행사들은 자체보증을 통해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는 일부 타입에 대해 자체보증으로 9억원 이하분은 40%·9억원 초과분은 20%까지 대출을 허용했다. 한화포레나미아는 가까스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도 중도금 대출 자체보증을 통해 완판을 기록했다.
나아가 비규제지역의 분양가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해서도 시행사가 중도금을 자체보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중도금 대출은 규제지역의 경우 세대당 1건, 비규제지역의 경우 2건만 가능하다. 중도금 대출을 받은 내역이 있는 세대의 경우 추가 대출이 제한된다. 그러나 시행사 자체보증을 통해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유주택자도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통 5만가구가 경기 분양의 척도이기에 아직 미분양 주택 규모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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