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PO로 돈벌던 중소 사모펀드 시련의 계절
입력 2022-05-11 17:36 
연초 현대엔지니어링부터 최근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까지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등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살아나면서 2020~2021년 사모운용사와 투자자문사 등은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해 공모주를 배정받고 상장 후 매도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둬왔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이 연초 LG에너지솔루션 1곳에 그치는 등 공모주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적지 않은 사모운용사와 투자자문사가 적자를 기록하거나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침체로 상장 철회 기업이 속출하면서 사모운용사와 투자자문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관계자는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후에도 사모운용사, 투자자문사 수가 오히려 증가했다"며 "대부분 공모주로 수익을 내며 버텨왔는데 공모주 시장이 위축돼 앞으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모운용사 수는 2017년 139곳에서 지난해 말 272곳으로 4년간 2배가량 급증했다. 자문사도 같은 기간 179곳에서 294곳으로 100곳 이상 늘었다. 공모주 시장을 겨냥해 우후죽순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일부터 일임 라이선스를 받은 자문사의 수요예측 참여 조건이 강화된 것도 자문사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투자일임회사의 고유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이달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수요예측부터는 등록 2년이 경과하고 투자일임재산 규모가 50억원 이상이거나, 등록 2년이 안 됐더라도 일임재산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야 고유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일임재산을 운용하는 사모운용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근 금감원이 올해 중점 검사 항목으로 기관의 공모주 배정 실태를 지목한 것도 악재다. 지금까지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한 사모운용사 등에 대한 공모주 배정은 사실상 대표 주관사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졌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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