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경유 가격, 휘발유 넘었다…14년 만에 '가격 역전'
입력 2022-05-11 14:58  | 수정 2022-05-11 15:02
지난 9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세계적 경유 부족과 우크라·러 전쟁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급난, 원인으로 꼽혀
정부, 영업용 화물차·버스 등에 경유 유가 연동 보조금 한시적 지급 중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습니다.

오늘(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리터)당 1천946.65원이었습니다. 이는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인 1천945.88원보다 0.77원 더 높습니다.

어제보다 휘발유 가격은 2.09원 올랐지만, 경유는 5.19원이 오르며 가격이 역전됐습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입니다. 또한 2008년 7월(1천947.8원) 이후 최고 수준의 가격입니다.

통상 국내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은 L당 200원가량 저렴합니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의 석유 시장은 유류세가 휘발유보다 낮아 경유의 가격이 더 낮게 측정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유 가격이 급등하게 된 원인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사태와 함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이 꼽힙니다. 올해 석유 시장에서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 오름세가 더 빨랐습니다.

5월 첫째 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1%(배럴당 91.5달러→137.4달러) 올랐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75.6%(92.4달러→162.3달러)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국제 가격 인상에 따라 국내 경유 가격도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휘발유보다 40원 더 비싸게 팔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 확대(20→30%) 조치도 시행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 상승세를 멈추진 못했습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확대 후 사흘간 조금 내렸다가 지난 4일부터 다시 올라가는 추세로 전환됐습니다.

오히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경유 가격 역전을 이끈 요인 종 하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달부터 정부가 유류세를 30% 정률로 인하하자 휘발유의 세금은 약 247원, 경유의 세금은 약 174원 줄었습니다.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큰 것입니다.

대한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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