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11일 자신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추후 검찰 수사를 대비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놓고 "자꾸 방탄, 방탄하는데 여러분은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려우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당 지방선거 선대위 출범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자꾸 빈총으로 사람 위협해 놓고는 총 피하려 한다는 소리 하는데 잘못한 게 없으면 아무런 걱정할 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어 검찰과 경찰이 수사로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며 "죄지은 사람이 두려운 것이지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이 왜 두려워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재등판'한 것을 두고 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개인적인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해 보면, 지방선거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많다"며 "그러나 현재 우리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난 대선 결과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일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향해 "모든 의혹 앞에서 자신이 있다면 지체없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제 출마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자는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민주당 지지자는 압도적으로 찬성한다"며 "호찌민은 '싸울 때는 우리가 유리한 장소와 방법으로 싸워야지,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자꾸 출마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 (출마가) 훨씬 더 잘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인천 계양을에 연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선 전 후보로서 당을, 전국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특정 지역의 연고를 따지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라며 "연고에 따른 판단을 구하는 게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 구도를 위해 전체 민주당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기에 연고보다는 책임과 당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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