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인 尹 향한 쓴소리…"文과 큰 차이 없어, 자기 말 안 지키는게 비슷"
입력 2022-05-11 08:19  | 수정 2022-05-11 08:25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前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인터뷰
"나라 운영하는 고도의 지혜 결여돼 있어…내각 인선도 큰 감흥 없어 안타깝다"
"내각 구성원 중 연세대 출신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1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지난 두 달간 '당선인 행보'에 대해 "나라를 운영하는 게 힘과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고도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게 결여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인수위의) 110개 국정과제를 보면 과연 우리나라의 당면과제를 충분히 인식했는지 회의적이다. 인수위 정책발표도, 내각 인선도 국민에게 큰 감흥을 못 주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1기 내각 인선에 대해서도 "내각은 차기 정부 얼굴을 과시하는 건데 지금 윤 당선인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대선 득표율 격차가 0.73%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내각은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며 "1기 내각은 그런 게 전혀 반영이 안 돼 있다. 능력 위주로 인선한다고 했는데, 인선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말인가. 내각 구성을 하는 데 연세대 출신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내각을 구성하는 데 국정 운영의 기본인 국민통합이 반영이 안 됐다"며 "다양성은 찾아볼 수도 없고, 신선한 맛을 보이는 사람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장관 임명 건에 관해서는 "장관으로서 문제가 되는 사람을 법률적 잣대로 평가하면 정치가 안 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국민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만약 청문 보고서 채택 안 된 사람을 그냥 임명해 버리면 문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도 말했습니다.

'일부 인사는 자진 사퇴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일반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국민 판단에 따라야 한다"며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정 후보자 본인이 단안을 내리는 것이 좋다. 민주당도 일단 윤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야당의 도리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집무실·관저 이동 건에 관해서는 "청와대에 들어가면 제왕적 대통령이 되고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용산에 간다고 해서 소통이 잘 되나. 국민과의 소통은 국민이 바라는 바를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게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취임 후 100일 동안 국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선 이후 당선인은 구름 위로 올라가게 돼 있다. 구름 위에는 항상 해가 떠 있으니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거기에 오래 머물면 큰 오류를 범하고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두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자기 말을 지키지 않는 게 비슷하다"며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 되기 전 얘기와 후보가 된 후 얘기에 일관성이 없다. 둘 다 대통령을 하기에는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끝으로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새 정부에게 "대한민국의 당면과제를 철저히 인식하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해 노심초사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MBN APP 다운로드